[세계의 방송] 영 BBC 「뉴미디어사업 전략」

공영방송의 대표 주자격인 영국의 BBC가 최근 유료방송과 인터넷서비스를 양대 축으로 한 뉴미디어사업을 구체화하고 나섰다. BBC가 최근 발표한 일련의 사업계획은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다매체화의 수준을 넘어서 다수의 매체들을 유기적으로 통합해가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BBC의 이같은 계획들은 90년대 이후 계속적으로 취해진 경영합리화 및 민영화 정책과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다. BBC는 우선 가을부터 시작한 BBC 유료 케이블TV 서비스 채널인 BBC/Flextech채널들을 다음달 1일부터 대폭 확장한다.

프로그램 공급사인 미국 TCI의 자회사인 플렉스테크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유료방송서비스는 BBC가 광고방송 없이 편성을 책임지게 되며, 재정은 BBC와 플렉스TV가 공동지원한다. 초기에는 영국에서 운영하지만 플렉스테크가 앞으로 BBC프로그램의 미국내 배급문제를 담당할 계획이다.

8개의 BBC 자체 프로덕션과 함께 2개의 독립프로덕션이 참여하고 있는 BBC/Flextech채널에는 특색이 있다. 이 채널은 BBC채널에서 3주 이내에 방영된 프로그램을 시청자의 요구에 따라 유료로 서비스하는 데 채널에 전문성을 부여했다. 프로그램 제작사에 따라 채널들을 구분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지만, BBC는 유료방송서비스를 오락, 사실보도, 과학다큐, 예술 등 프로그램 장르에 맞춰 체계화했다. 프로덕션들간의 시청률 경쟁을 지양하고 다양한 성격의 프로그램들이 균형있게 제공될 수 있도록 특성을 부여한 것이다.

예를 들어 「UK Style」은 영국민들의 취향을 고려한 오락채널로, 정원가꾸기나 원예안내 프로그램 등이 중점적으로 제공된다. 「UK Horizons」는 BBC의 과학부와 다큐멘터리부, 독립프로로덕션이 참여해 시청자 참여프로그램과 과학교양 및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방송한다. 「UK Arena」의 경우 음악프로그램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예술 프로그램이다.

BBC는 BBC/Flextech채널들의 이러한 특성화 전략과 함께 다매체 환경에서의 원소스 멀티유스 전략을 적극 구사할 방침이다. 현재 BBC/Flextech채널들의 전송은 케이블TV 종합유선방송국(SO)인 텔레웨스트를 통해서 이뤄지고 있으나, 최근 플렉스테크가 아날로그 위성방송인 BSkyb를 통해 프로그램을 전송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BBC가 신규 뉴미디어사업으로 추진하는 인터넷사업도 눈길을 끈다. BBC인터넷사업부가 주관하고 있는 BBC On Line과 BBC News On Line은 24시간 뉴스채널인 BBC 뉴스24의 개국과 때를 맞춰 서비스될 예정이다. BBC On Line에는 내년중 7백만 파운드(약 1백억원)가 투자될 예정이며, BBC News On Line에는 1천만 파운드가 투자된다.

BBC의 인터넷사업은 인터넷의 고유한 기능 외에 사회적 기능과 오락 및 교육적 기능이 부가돼 운영된다. 예를 들어 BBC On Line에는 조만간 「Crime Watch(범죄감시)」라는 웹사이트가 개설돼 미해결된 범죄사건의 데이터베이스 기능을 담당할 예정이다. 영국내 인터넷 사용자는 3백여만명에 달하는데다 매년 2배 이상 증가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어 BBC는 「Crime Watch」가 영국내 범죄문제 해결에 적잖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BBC는 또한 BBC On Line에 BBC의 대표적 장수 프로그램 관련 웹사이트나 동물병원 같은 취미사이트도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시청자들이 TV프로그램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내용을 인터넷에서 색다르게 맛볼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그 취지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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