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하향세를 보여온 국내 반도체 일관가공라인(FAB) 설비투자가 내년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삼성전자, LG반도체, 현대전자, 아남반도체, 동부전자 등의 반도체업계가 마련한 「98년 설비투자 계획」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내년도 FAB설비투자는 반도체 3사 등 기존 업체들의 국내외 공장 신증설과 아남, 동부 등 신규 참여업체들의 생산라인 신설에 따라 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96년 4조7천억보다는 27%, 97년 4조원(추정치)에 비하면 무려 50%가 늘어난 것으로 2000년 이후 예상되는 반도체 호황에 대비한 기존 업체들의 증설과 함께 아남, 동부 등 생산라인을 조기에 확충하기 위한 신규 참여업체들의 적극적인 투자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미국 오스틴공장 구축을 완료한 삼성전자는 내년 2.4분기부터 기흥 9라인에 8천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고 현대전자는 스코틀랜드 공장에 8천억원, 이천공장에 3백 밀리(12인치)연구동 파일러트 라인(R3)에 3천억원을 쏟아부을 방침이다.
LG반도체는 내년 하반기에 영국 웨일즈 현지 공장에 9천억원을 투자하고 4.4분기에는 청주 C3에 1조원을 투자해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3백 밀리 시대를 대비해 청주에 3천5백억원을 들여 연구용인 기가라인을 설치해 국내 반도체업체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할 예정이다.
올해 부천공장을 구축하고 DSP제품의 파운더리 생산에 나서고 있는 아남반도체는 내년 하반기에 8천억원을 들여 월 2백 밀리 웨이퍼 3만장을 가공할 수 있는 신규라인을 추가로 구축할 계획이다. 또 올해 IBM과 손잡고 D램시장에 새로 진출할 동부전자는 현재 건설하고 있는 장호원공장에 내년 2.4분기부터 1조원을 들여 2백 밀리 웨이퍼 월 3만장을 가공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건설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국내 반도체 3사 전략기획실 임원들은 『향후 반도체 설비 투자 계획은 그 시황에 따라 다소 변경될 수는 있겠지만 어쨌든 2000년 호황 시대를 대비한 국내 업체들의 투자는 지금보다 더욱 확대될 것이 확실하다』고 관측했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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