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에 국내에 도입 설치된 외산 디지털 교환기들이 종합정보통신망(ISDN) 확대, 공통선신호망 도입, 2000년 연도표기 문제해결 등 통신망 고도화를 위해 성능 향상 및 개량작업(업그레이드)이 시급하나 한국통신과 외국 공급업체들 간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 통신망 고도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27일 한국통신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은 지난해 6월 통신망 고도화의 일환으로 전체 시내통신망의 ISDN화를 추진하기로 하고 디지털 교환기 개량작업에 나서 국산 교환기의 개량화 작업은 지난달 완료했으나 외산 교환기의 업그레이드 작업은 외국의 공급업체들과의 협상이 원활하지 않아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한국통신이 설치한 외산 디지털 교환기는 스웨덴 에릭슨사의 AXE10, 미국 루슨트테크놀러지사(AT&T)의 5ESS, 프랑스 알카텔사의 S1240 등 3개 기종으로 전체 시내교환기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지난해부터 이들 3개사와 교환기 업그레이드 작업을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외국 교환기업체들과 한국통신 사이에 비용에 대한 견해차가 커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업그레이드 일정조차 수립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통신 네트워크본부의 한 관계자는 『협상 초기에 3사를 합친 요구금액이 1조원에 달했으나 그동안의 협의에서 이를 2천∼3천억원 수준으로 끌어내린 상태』라고 전하고 『그래도 이같은 금액은 한국통신이 보기에 과도한 요구』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국산 디지털 교환기를 ISDN, 공통선신호망에 적용할 수 있는 TDX10A로 교체하는 작업이 9월 말 완료돼 연말부터는 일반전화망에도 No.7 공통선신호망 운용을 시작할 계획이어서 도입기종의 업그레이드가 시급한 실정』이라며 『특히 5ESS 등 일부 기종은 2000년 연도표기 문제까지 안고 있어 외산 교환기의 업그레이드 작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통신의 시내통신망은 국산 디지털 교환기 48%, 외산 디지털 교환기 15%, 아날로그 교환기 37%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한국통신은 M10CN, No.1A 등 아날로그 교환기의 경우 2006년까지 디지털 교환기로의 교체일정을 수립해 놓고 있다.
<최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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