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글 긴생각] SW와 신세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은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것과는 많은 상이한 점들이 존재한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와는 달리 물리적인 특징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력이나 전기역학 등의 법칙에 구애받지 않는다.

또한 개발과정을 용이하게 해주는 다양한 도구가 제공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발과정 전체가 자동화되기는 매우 어렵다. 따라서 소프트웨어는 많은 부분을 프로그래머의 아이디어나 프로그래머의 능력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한 이유 때문에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젝트의 성공에 있어서도 여러 요인들이 존재하지만 가장 비중이 높은 요인은 프로그래머의 능력이 된다.

대부분의 프로그래밍작업은 신세대들이 담당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신세대의 성향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일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은 그래서 더욱 중요하다.

세대간의 갈등은 역사를 통해 언제나 존재해 왔으나 어떤 한 국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의 힘이 항상 필요했고 그를 바탕으로 발전을 이뤄왔다. 신세대는 자기 정체성이 확실하며 개성이 뚜렷하고 효율성을 중시하며 틀에 박힌 사고방식을 배격한다. 유행에 민감해 새롭고 독특한 멋을 추구하며 아이디어가 풍부하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 반면 인내력이 부족하고 조직사회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권위마저 인정하지 않으려 하며 이기적이고 봉사정신이 부족하다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실세계의 모든 것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존재하듯 신세대의 긍정적인 면은 최대한 활용하고 부정적인 면은 최소화시키는 것이 필요할지 모른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은 신세대의 부정적인 측면은 기성세대가 감싸주어야 하고 신세대 역시 기성세대의 경험과 이론을 창조적으로 수용할 줄 아는 상호인정, 포용의 자세이다. 모든 역사발전이 그렇듯 상호 세대단절과 비판만을 일삼는다면 크게는 건강한 사회, 작게는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이르기까지 결코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없다.

사회라는 것은 어차피 「공존의 논리」가 적용되는 것이고 특히 신세대의 특장점인 창조성이 절실히 요구되는 소프트웨어분야에서는 신세대의 생활양식과 사고를 극대화시키면서 동시에 기성세대의 시장경험과 이론이 결합된다면 마이크로소프트나 야후의 신화가 이 땅에서도 충분히 실현될 수 있다고 본다.

소프트웨어개발에 있어서 신세대의 가장 큰 장점은 기존의 틀에 박힌 생각이 아닌 참신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고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라면 며칠 밤이라도 새우고 해낸다는 일이다. 그러나 단순한 아이디어의 제공만으로는 부족하며 그러한 아이디어를 현실화시키고 그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과 이론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아이디어라는 것은 어느날 갑자기 반짝하는 수도 있지만 끊임 없는 지적탐구 노력 끝에 얻어지기도 한다. 더욱이 개발과 상품화라는 것이 엄연히 별개의 차원으로 구분되는 소프트웨어분야에서는 이 둘 모두가 성공하기 위해서도 풍부한 시장경험과 이론적 배경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 예로 스티브 잡스와 함께 애플컴퓨터를 만들었던 스티브 워즈니악은 애플컴퓨터를 만든 후에도 새로운 아이디어와 이론적인 배경을 위해 다시 버클리대학에 석사과정으로 입학했고 그곳에서 연구하던 중 다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어 매킨토시 컴퓨터를 개발하게 됐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돈을 버는 사람이 많은 사회일수록 그 사회는 건전하고 바람직한 사회이다. 우리나라는 국토가 좁고 천연자원도 부족한 나라라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때로는 이러한 현실이 장점이 될 수 있다. 국토가 좁다는 사실이 오히려 고속 정보통신망을 쉽게 구축할 수 있고 천연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은 인적자원에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어 소프트웨어와 같은 고부가가치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신세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눈부신 활동이 소비적인 산업과 문화에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산업과 같은 생산적인 산업과 문화에서도 활발한 활동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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