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일정밀, 외인구단 향후 거취 관심 증폭

태일정밀이 부도유예협약 대상기업으로 선정돼 앞길이 극히 불투명해지면서 이 회사의 외부 영입파 인사들의 향후 거취 문제에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기헤드 등 컴퓨터용 부품에 주력하던 태일정밀은 수 년전부터 업종 및 품목 다각화와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추진하면서 기존 경쟁업체는 물론 각계각층의 핵심인력, 이른바 「키맨」들을 대거 스카웃, 관련업계에 「공포의 외인구단」으로 알려져왔다.

따라서 태일정밀이 만약 기사회생쪽이 아닌 제3자인수나 공중분해로 결말이 날 경우 현재 태일그룹에 포진해 있는 영입파인사들의 대 이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또 설사 정상화가 이루어진다해도 한계사업과 일부 신규사업의 정리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이들의 향배가 관련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태일정밀 및 계열사에 입성, 각각 사업부를 총괄하고 있는 주요 영입파 인사들은 차, 부장 등 핵심 중관관리급에서부터 이사, 상무, 부사장 등 임원급에 이르기까지 줄잡아 수 십여명에 달한다. 특히 이중 상당수는 나름대로 동종업계에서 지명도가 높은 베테랑급 인물로 짜여져 있다.

우선 코드리스폰, 지능형교통정보시스템(ITS), TRS, 휴대폰, PCS로 이어지는 태일정밀의 통신사업부를 맡고 있는 L상무는 H전자 위성통신사업단의 상무이사 출신. L씨는 같은 H전자 출신의 Y이사와 함께 지난해 태일號에 탑승, 현재 이동통신시스템 및 단말기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위성장비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K부사장 역시 RF튜너업체인 D사사장 출신의 전문가다.

세트 및 부품의 수직계열화 구축이라는 전략에 따라 지난 95년에 스카웃돼 현재 수정디바이스와 TPH(열전사헤드)사업을 맡고 있는 K상무는 이 분야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물. 그는 굴지의 수정디바이스업체인 S전기를 나와 개인사업을 거쳐 태일에 영입돼 S전기 및 K정밀 핵심인사를 끌어모아 왕성한 활약상을 보여주고 있다.

태일정밀과 미국EPS사와의 합작사인 EPS코리아 대표로 역임중인 O사장은 90년대 초반 전자식안정기 수출업체로 이름을 날린바 있는 대우그룹 계열사인 (주)킹텍 출신의 영업통. O씨는 태일에 부장으로 영입하자마자 통산부가 주관하는 ESCO(에너지절약전문기업)제도를 만드는데 기여하며 태일을 단시간내에 이 분야의 선두업체로 올라서게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또한 현재 모터사업부를 맡고 있는 C씨는 대기업인 S社 출신으로 중소 팬모터업체인 C사를 거쳐 95년 태일에 입성, 진동모터, 스핀들모터 등을 개발했으며 현재 태일의 해외영업부장을 맡고 있는 P부장과 중국에서 PCB사업을 주관하고 있는 K이사는 각각 PCB업체 출신이다.

이밖에도 기억장치사업부의 L이사, 에나멜동선사업부의 C부장, 하네스사업부의 H부장, 저항기사업부의 L이사, 트랜스사업부의 J부장, 모니터사업부의 K이사, 배터리사업부의 P이사, 축전지사업부의 K이사 등 태일정밀의 주요 신규사업을 관장하고 있는 대부분의 인사들이 동종업계에서는 이름만대면 다 알만한 사람들로 이번 태일의 좌초로 거취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 지 주목된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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