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버르장머리 없는 시대

독일 북부지방은 겨울이면 많은 눈이 내린다. 그러다 보니 자동차가 눈에 빠져 오도가도 못하는 일이 잦다. 그렇게 되면 자동차를 타고 지나가던 사람들이 모두 내려 거들어 문제는 쉽게 해결된다. 독일인들은 남이 어려움에 처했을 경우 모른 체하고 지나치는 법이 거의 없다. 그랬다간 고발을 당하기도 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상상도 하기 어렵다.

독일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독일인의 질서의식이나 준법정신 만큼은 높이 산다. 그것이 전후 폐허를 딛고 오늘날 선진 독일을 있게 한 원동력 가운데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독일의 높은 시민의식은 학교와 가정교육을 통해 배양됐다. 학교교육은 서양의 다른 국가처럼 합리적인 결론에 이르기까지 대화와 설득이 강조된다. 특히 가정교육은 무서울 정도로 엄하다. 자유와 그에 따른 책임을 동시에 가르친다. 그리 흔하진 않지만 부모들은 어린 자녀를 발가벗기고 가죽 허리띠로 채찍질을 하듯 때려서 버릇을 가르치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자식에 대한 체벌은 종종 논란이 되지만 자유스러운 기풍을 가진 프랑스에서도 상당히 뿌리깊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공공장소나 식당 등에서 버릇없는 어린이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도 부모들은 엄하게 나무라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니 가정에서의 교육은 보나마나일 것이다.

최근 LG전자의 구자홍 사장도 『앞으로 회식은 파티라는 이름으로 바꾸고 젊은 층과 함께 어울리겠다』고 했다고 한다. 창의력이 있는 젊은층을 우대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최근 종업원들의 연령이 크게 낮아져 대기업에서조차도 30대 부장은 물론 임원도 더러 눈에 띈다.

기업조직에서 능력만을 중시할 경우 가정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훌쩍 커버린 「버릇없는 사람」이 부서장이나 임원이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발탁인사나 명퇴가 성행, 기업의 「원로」가 자꾸 사라지는 지금 기업에서 누가 그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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