兪琬在(유완재) 대우정보시스템 대표이사 부사장
전자상거래(EC)를 무관세화하라는 선진국들의 요구가 거세다.
무역전쟁이 인터넷으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전자상거래가 우리에게 소개되기 시작한 것이 불과 얼마 전이다. 그러나 전자상거래는 어느덧 우리에게 무역협상 테이블 위에까지 올라와 있고 이에 대비하지 않을 경우 우리 기업들이 입을 피해는 상상을 불허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것은 하나의 작은 예에 불과하다. 우리 기업들에 정보화는 이제 하느냐 마느냐하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자연환경에 적응해야 하듯 그렇게 하지 않는 자에게는 지금의 환경은 생존을 허락하지 않는 상황인 것이다.
먼저 선진국들의 정책적 요구다. 인터넷 전자상거래에 대한 무관세화 요구에서 보듯 선진국들은 자신들이 압도적으로 앞서 있는 정보화 수준을 이용해 세계시장을 주도하려 하고 있다. 우리가 좋든 싫든 준비되어 있든 안되어 있든 전자상거래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두번째로는 선진기업들의 거래방식 변경 요구다. 강자가 자신의 방식대로 질서를 바꿀 것을 요구하는 것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정보화에서도 앞서 있는 선진 기업들은 모든 거래방식을 전자화할 것을 요구한다. 아직 그 비율이 절대적이지는 않다. 그러나 곧 이들 기업과 거래하려면 모든 문서를 전자교환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다.
세번째는 격화되는 시장경쟁의 압력이다. 지금 모든 기업들이 신제품을 서로 빨리 내놓기 위해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최고 품질의 제품을 내놓기 위해, 그리고 고객에게 더 빠르고 더 정확하고 더 풍부하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얼마전 국내의 어느 제조업체 연구소 책임자들 회의에서 나왔다는 연구소장의 말이 자못 시사적이다. 『현재 우리가 30개월 이상을 소요하고 있는 신제품 개발과정이 우리의 주 경쟁업체인 일본업체에서는 20개월로 끝난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것이 광속상거래(CALS)건 아니건 어떠한 방법을 도입해서라도 우리의 제품개발 기간을 20개월 이하로 낮추어야 한다.』
생존문제가 눈앞에 있을 때 머뭇거릴 여유란 전혀 없는 것이다.
선진기업들은 우리가 이제 갖추기 시작한 기본적인 시스템들은 이미 대부분 갖추고 있다. 선진기업들의 주된 관심은 그것을 어떻게 구체적인 경쟁무기로 활용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가상 시제품 제작기술을 이용한 신차 개발시스템, 고객에게 풍부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새로운 항공예약시스템, 위탁한 화물이 어떻게 이동되고 있는지를 고객이 실시간으로 파악하게 해주는 물류시스템 등 선진 기업들의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하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과의 경쟁력 격차는 더욱 벌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우리는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저력을 발휘하며 수십 년의 격차를 단기간에 따라잡은 경험을 갖고 있다. 그 과정에서 일부 부작용도 나타났지만 그것이 우리 경제의 산업화를 훨씬 앞당긴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물론 정보화는 열심히만 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다. 고도의 지적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측면에서는 우리에게 「후발자의 이익」이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선진 기업들의 경험을 냉철히 분석해 정보화에서도 압축 성장의 신화를 창조하겠다는 의지와 도전 정신이 우리 기업들에 절실히 필요한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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