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니켈수소전지사업 앞날 순탄치 않다

LG화학이 최근 차세대 2차전지 가운데 하나인 니켈수소전지 공장을 본격 가동함에 따라 반도체, 디스플레이와 더불어 21세기 핵심부품의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는 차세대 2차전지의 국산화 시대가 현실로 다가서고 있다.

이번 LG화학의 본격 양산체제 돌입은 지난 5∼6년간 대단위 투자부담를 이유로 차세대 2차전지 시장 진입을 저울질해온 국내 대기업들의 시장참여가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있게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LG화학의 이번 니켈수소전지 양산이 본격적인 사업화로 연결될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무엇보다 니켈수소전지의 시장성이 불투명한데다 그간 리튬이온전지 상품화에 전력을 다해온 LG의 행태를 고려할 때 니켈수소전지에 대한 사업의지가 얼마나 집중될수 있을지에 관련업계가 의문을 던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LG화학이 일본 도시바社로부터 1백억원에 달하는 고액을 지불하고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 니켈수소전지 양산라인은 이미 일본에서는 사용치 않는 구형 제품이라는게 업계전문가들의 지적이다.이는 해외시장은 물론 국내시장에서 LG의 판로확보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각형의 니켈수소전지는 모두 9백mAh 용량의 제품인데 반해 LG화학에서 생산에 나선 제품은 용량이 이의 3분의 2 정도인 5백50∼6백mAh 정도에 불과, 일산제품은 물론 홍콩이나 독일산 제품에 비해서도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수준』이라며 『더구나 이미 국내 시장에서는 니켈수소전지보다 한단계 발전한 형태인 리튬이온전지가 붐을 이루고 있어 이 제품으로는 수요처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에서는 LG화학이 안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점으로 핵심기술과 장비, 부품을 모두 일본업체에 의존해 시장대응력과 제품개발력면에서 독자적인 역량을 갖출 수 없다는 점을 꼽고 있다.특히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전지의 용량확대가 시급한데 LG화학으로서는 아직 전지의 용량을 좌우하는 극판에 대한 자체개발, 제작 기술이 부족하고 그렇다고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설치한 생산라인을 다른 것으로 교체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는 것이다.

사실 LG화학은 도시바와 관련기술 및 양산라인 도입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도 이같은 문제로 니켈수소전지 사업진출 여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했었다는 후문이다.이미 지난해부터 니켈수소전지의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 니켈수소전지로는 사업성 확보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그럼에도 불구하고 LG화학이 이처럼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면서 사업성이 거의 없는 구형제품 생산라인을 도입한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향후 주력할 계획인 리튬이온전지 관련기술 및 양산라인 도입이 어려워지자 선투자 개념에서 무리수를 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화학이 전지사업을 추진한 것을 2년정도에 불과하지만 LG그룹 차원에서는 이미 5∼6년전부터 추진해온터라 고위 경영층으로부터의 전지사업 조기진출과 관련한 압력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하며 『LG화학의 니켈수소전지 사업은 자체사업성보다는 리튬이온전지 기술 및 양산라인 도입을 위한 전략적인 차원의 투자개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 상대적으로 리튬이온전지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순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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