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3사, 가전사업 재정비 박차

전자3사가 국내 가전사업 재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자3사는 가전제품 생산 및 마케팅 등 국내 사업과 관련, 양적 팽창을 지양하고 효율성을 높여 수익사업화하는데 초점을 둔 획기적인 국내 가전사업 재정비 작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전자3사의 이같은 가전사업 재정비는 가전제품 생산규모, 방식, 마케팅, 유통 등 사업방향의 일대 전환을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나라 가전산업 구조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앞으로 가전사업을 시장경쟁 주도제품과 브랜드 관리제품으로 철저하게 구분, 국내에서의 가전제품 직접 생산규모를 대폭 축소해 나갈 계획이다.

즉 멀티미디어시장 경쟁에서 필수품인 영상기기 사업은 연구개발에서부터 생산, 마케팅 등에 이르기까지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하되 백색가전사업은 부가가치 확보를 전제로 한 일부 국내형 제품을 제외하고는 아예 손을 떼거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조달, 브랜드 관리 형태로 사업을 전환한다는 방침 아래 세부 추진계획을 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주방용 가스기기 사업을 중단하고 OEM 전환을 단행했으며 현재 가스오븐레인지는 생산라인을 중소기업에 이관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기세척기를 국내 중견 가전업체로부터 OEM 조달받는 형태로 바꿨으며 오디오사업도 직접 생산에서 손떼고 브랜드 관리체제로 전환시켰다. 또 그동안 주력사업 품목으로 육성해온 5대 가전제품도 최소 경제단위 생산 규모만을 유지하기로 하고 일부 제품은 국내 생산 중단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올들어 국내 가전사업장에 대한 합리화를 대대적으로 추진하면서 가전사업 재정비의 가닥을 수익사업 강화에 맞추고 있다. 즉 국내에서의 가전사업은 앞으로 양적 성장에 주안점을 두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보고 수익성을 높이는 쪽으로 생산규모와 시스템을 정비, 유통시장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체제를 갖춰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주력 가전품 중에서 VCR의 국내 생산규모를 크게 줄이면서 원가절감형 제품개발과 생산시스템의 합리화를 단행한데 이어 연말경 오디오 사업장을 평택으로 이전할 때에는 생산규모 축소와 함께 생산품목을 정예화할 계획이다.

또 냉장고, 전자레인지, 가스레인지 등 주방가전제품의 경우 국내 생산은 대형 고부가가치 모델로 경영자원을 집중화한다는 방침 아래 단순 저부가가치 모델 생산은 해외공장으로 이전하거나 중소기업에 OEM을 맡길 방침이다. 가스오븐레인지, 식기세척기, 드럼세탁기 등 고성장이 예상되는 고급형 제품사업은 직접 생산과 함께 마케팅도 강화키로 했다.

대우전자도 올해 국내 생산설비를 전혀 확충하지 않았는데 앞으로 국내에서 직접 생산할 가전제품은 부가가치를 보장받을 수 있는 고급형 모델로 집중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중소형 컬러TV와 VCR, 소형냉장고, 2조식 세탁기 등 수출주력제품 또는 모델은 내년 말까지 대대적으로 해외로 이전하고 역수입과 OEM 조달을 통해 국내시장 판매제품의 구색을 맞춰나갈 계획이다.

<이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