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새 백색가전 아이디어 모색 활발

최근 국내외에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백색가전제품 개발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접근방식이 활발하게 모색되고 있다. 아직 이론으로 존재해 상용화하기까지 앞으로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그다지 변화가 없으리라 여겨져온 백색가전제품 기술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로는 △소리와 물을 냉각시스템에 응용한 냉장고와 에어컨 △세제와 물이 없는 세탁기 △에너지원으로 전기대신 태양에너지를 쓰는 냉장고 등이 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이달초 미국 퍼듀대학 연구소가 냉장고에 들어가는 냉매로 소리를 사용하는 냉각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술은 소리의 파장으로 압력을 만들어 온도를 조절하는 냉각기술이다.

냉각효율은 아직 기존 냉장고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지만 냉장고 제조업체의 설계기술과 결합할 경우 그 효율은 기존 냉장고보다 앞설 것으로 퍼듀대 연구소는 전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김영일 박사팀은 최근 냉매로 물을 사용하는 냉방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물을 진공상태에서 작은 물방울로 분무하면 이 물방울이 증발하는 과정에서 주변온도를 급속히 빼앗는 원리를 이용한 기술이다. 대형건물 등대규모 냉각시스템에 당장 활용할 수 있는데 앞으로 기술개발에 따라서는 가전용 에어컨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제와 물을 쓰지 않는 세탁기도 최근 국내외 가전업계에서 활발하게 모색되고 있다.

세제없는 세탁기는 초음파나 원적외선 등을 이용해 물에 파동을 만들고 이 파동으로 생긴 물의 분자활동이 때를 분해시키는 원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기술은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대우전자는 초음파 발진기와 진동자로 수중에 기포를 발생시켜 식기를 닦는 식기세척기를 개발한 바 있다.

또 국내외 세탁기업계에서 최근 우주, 항공산업에서 응용되고 있는 공기 흡착기술을 가정용 세탁기에 적용하려는 구상도 있는데 이것이 상용화되면 물 없는 세탁기가 나올 수 있다.

이밖에 선진국에서는 최근 염화불화탄소(CFC)를 사용하지 않고 태양에너지를 이용해 냉각압축기를 돌리는 냉장고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LG전자 세탁기상품기획팀의 안윤영 차장은 『세제와 물이 없는 세탁기만 해도 이론상으로 가능하지만 경제성과 고도의 설계기술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상용화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선 아이디어만으로 가능한 기술들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이다.

그렇지만 이들 기술은 다른 연관기술이 발전하고 경제성이 확보되면 21세기 백색가전제품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신화수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