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펩시맨 광고나 기발한 춤동작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오비라거 광고엔 어떤 뜻이 숨어있을까.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광고 내용이지만 한국에서 방송되는 방송광고에는 재벌기업과 국가의 통제가 녹아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방송개발원 은혜정 연구원은 한국 방송 광고시장과 관련해 발표한 최근 논문을 통해 한국의 방송 광고시장은 재벌기업들이 주도하는 가운데 한국방송광고공사라는 국가의 통제까지 곁들여져 권력 집단들간 영향력의 혼합형태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주요 재벌기업들의 경우 각기 자사 계열 광고대행사를 통해 이윤 창출의 의도를 사회 전반으로 확대, 지배 집단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언론 통폐합 이후 방송 매체의 직접적인 소유가 제한된 상태에서 재벌들이 광고시장으로 진출, 개별 광고주로서뿐 아니라 광고대행사를 통해 전체 광고주들의 힘을 대표하는 보다 거대하고 일괄적인 규모로 광고시장을 통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재벌기업 중 계열사로 광고대행사를 운영 중인 곳은 삼성(제일기획)을 비롯 LG(엘지애드) 현대(금강기획) 롯데(대홍기획) 해태(코래드) 두산(오리콤) 태평양화학(동방기획) 한국화약(한컴) 등 8개사.
은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96년 국내 총 광고비 5조6천1백55억 5천9백만원 중 TV(1조 5천8백66억 3천9백만원)와 라디오(2천1백17억 1천7백만원) 등 방송광고비용은 전체의 32.02%인 1조 7천9백83억5천6백만원이었으며 이 중 59.71%에 달하는 1조 7백39억 1천9백만원이 8개 재벌사의 광고 매출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MBC애드컴과 서울광고 2개사를 합한 10대 주요 광고대행사의 지난해 방송광고 매출 1조1천6백44억 1백만원의 92.22%를 점유하는 액수다.
텔레비전의 경우 이들 재벌소유 광고대행사가 거둔 매출액은 9천7백13억 2천2백만원으로 전체의 61.22%에 달했으며 주요 10대 광고대행사의 TV광고 매출액 1조 5백24억 4천9백만원 중에서는 92.29%를 점한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의 통제측면에서는 광고공사를 통해 모든 방송사의 광고판매를 독점, 방송사 수입을 통제 분배하는 동시에 국가라는 제도를 통해서만이 광고판매가 가능토록 제도화시켜 국가의 우위성을 확보했다는 지적이다.
이를 토대로 은 연구원은 재벌과 국가가 광고를 통해 대중문화에 개입해왔으며 서로의 이익을 위해 두 권력기관이 보호, 견제를 계속 해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두 권력기관의 보호견제 과정은 한국경제 및 사회의 특징과 모순을 잘 표현해주는 예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이미 재벌이 국가로부터 주도권을 잡고 경제 정책 입안부터 실질적인 집행에 이르기까지 권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여지나 대중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는 다시 국가와 재벌권력간 견제구도가 펼쳐졌다는 설명이다.
<김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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