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업계에도 가격파괴 바람

메이저 비디오배급사인 CIC코리아가 소비자직판 비디오의 공급가를 대폭 인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관련업계에 가격파괴바람이 한차례 불어닥힐 전망이다.

CIC코리아는 오는 10월부터 기존에 1만 5천4백원2만원에 공급되던 소비자직판비디오를 9천9백원으로 대폭 인하,올연말까지 테스트마케팅을 거친 후 내년부터 영어학습을 위한 오리지널 영화대본과 함께 공급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이 회사는 이같은 저가격대의 소비자직판비디오로 「히치코크 특선작」을 비롯한 고전명작,「미션임파서블」과 같은 대여시장 흥행작,「발토」「공룡시대」류의 만화비디오 등 3개 그룹으로나누어 출시하기로 기본방침을 정했다.

이와관련,CIC는 오는 10월중 지난 95년 소개됐던 「꼬마유령 캐스퍼」의 애니메이션버전인 「뉴 캐스퍼」,스티븐 스필버그와 팀 버튼이 제공하는 「개구장이 도기」등 애니메이션 2편을 포함해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대작 「워터 월드」와 아놀드슈왈츠네거의 「트루라이즈」,론하워드감독의 어드벤쳐물 「분노의 역류」,청춘스타 위노나라이더와 에단호크 주연의 「청춘스케치」등 총 6편의 타이틀을 공급할 예정이다.

CIC가 이같은 파격적인 공급가를 책정하게 된 것은 대규모 시장조사결과,소비자들이 △공급가격에 대한 저항감이 높고 △제품이 다양하지 못하며 △구입할 필요를 못느낀다등의 이유로 직판비디오를 구입하지 않는다고 응답함 따라 이번에 공급가인하와 영어교재제공이라는 새로운 마케팅을 전개키로 한 것이다.

이와함께 이번 CIC의 대대적인 가격인하조치는 소비자직판 비디오시장이 당초의 예상과 달리,장기불황에 따른 투자심리위축으로 급격히 축소되자 극약처방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때문으로보인다.국내 소비자직판 비디오시장은 지난 96년부터 경기불황에 따라 일부 스포츠물과 어린이 교육물에만 치중되는 기형적인 상태가 이어지고 있으며 직배사를 비롯 국내 기획물전문 프로덕션이 잇달아 작품 출시를 중단하거나 보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CIC의 가격파괴전략에 대해 소비자직판비디오 전문프로덕션인 비엠코리아 나상진사장은『가격인하가 소비자의 구매욕구를 불러일으켜 매출이 확대된다면 업계발전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만일 매출증대로 이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가격만 인하된다면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수도 있다』고 내다봤다.비엠코리아는 CIC의 테스트마켓 결과를 지켜본 후 파격적인 공급가인하등 대응책을 모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에나비스타,폭스등 경쟁 직배사들도 이번 CIC의 조치에 『결국 제살 깍아먹기밖에 되지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면서도 『CIC의 가격 인하바람이 업계전체로 확산되지나 않을까』우려하는 모습이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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