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중전기기 수출 촉진책 마련해야

지난 9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4.7%씩 고성장해온 중전기기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보도다. 그동안 우위를 보이던 국산 중전기기의 가격경쟁력이 급속히 떨어짐에 따라 주력시장인 동남아 시장을 후발개도국에 빼앗기고 최근에는 국내시장마저 외산 중전기기에 내줘야 할 처지에 몰렸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전기공업진흥회 및 한국전기공업협동조합이 집계한 올 상반기 중전기기 수출액은 5억3천6백40만2천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 감소했다.

중전기기가 가전기기, 계측기기를 총망라한 우리의 전기공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41.4%)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중전기기 수출둔화는 충격적이다. 더욱이 가전기기, 계측기기, 의료기기 비중은 줄어드는 반면 중전기기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중전기기 수출둔화는 우리의 무역수지 악화를 예고하는 중요한 사안이라 아니할 수 없다.

이처럼 중전기기 수출이 부진한 것은 우리의 주요 수출국인 동남아 국가의 수요감소와 가격경쟁력 상실이 주요인이라고 한다. 수출제품 가운데 비교적 금액이 높은 변압기의 경우 동남아 국가의 경기침체로 동반 하락했고 변환장치는 저가의 대만, 중국산, 인도산 제품에 밀려 가격경쟁력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향후 수출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우리의 주력 수출시장인 동남아 지역의 외환사정 악화와 화폐가치 하락으로 전기용접기 및 전기로 등 설비투자관련 품목의 수출부진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발전기나 전동기, 배전반 등 일부품목의 경우 소폭의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주력품목인 변압기와 변환장치 시장은 암울하기만 하다. 특히 가전용 기기의 주요부품인 소용량 범용 변압기나 전동기, 변환장치 등은 동남아, 중국산에 밀려 가격경쟁력을 상실했다.

고성장가도를 질주하던 우리의 중전기기산업이 이처럼 어려움에 직면한 것은 물론 가격경쟁력 약화가 주요인이다. 그러나 국가간 상호인증 협약을 소홀히 함에 따라 이중적인 시험을 받아야 하고 표준화, 규격화, 자동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도 수출부진을 재촉한 요인중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중소기업이 주류를 이루는 중전기기 업계에서는 시장관련 정보의 부재를 수출부진의 주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대기업의 경우 현지공장과 현지사무소 등 나름대로 정보수집 라인을 갖고 있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해외전문가도 없고 정보도 부족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정보수집수집 창구를 마련, 이를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외국과의 상호인증 협약체결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ISO인증을 외면하고 자국내 인증을 요구한다거나 외국시험기관과 우리나라 시험기관간 상호인증 협약이 돼 있지 않아 이중적인 시험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중전기기 수출을 촉진하려면 마케팅과 함께 기술개발, 생산원가절감 등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들어 국내 중전기기 업체와 전기공업진흥회 그리고 전기조합이 공동으로 해외시장 개척단을 파견하고 외국 전력청의 유력인사를 초청하는 등 국내 전기공업을 집중 홍보하는 것은 바람직한 조치라고 본다.

기술개발 측면에서는 동남아 국가들이 초고압기기, 전력시스템 등 고부가가치제품 기술에 취약하다는 점을 감안, 초고압변압기를 비롯 차단기, 전력제어시스템 등 첨단 분야와 절연물, 피뢰기소자 등 부품소재 분야, 소형 경량화기술 분야, 중전기와 전자정보시스템의 융합 분야 등을 수출전략 상품으로 집중 육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와 함께 동남아에서 국산제품의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조원가 절감 노력이 요구되고 있으며 대기업, 중소기업의 동반진출도 적극 추진돼야 한다. 또 국내 업체끼리의 과당경쟁과 생산자동화지원, 행정규제완화 등에 대한 대책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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