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 가스센서의 원리와 특성

김기남

84년 고려대 재료공학과 졸업

86년 고려대 대학원 재료공학 석사

86∼92년 삼성종합기술원 선임연구원

92년 10월∼현재 (주)케이엔씨 대표이사

최근 일반 가정이나 업소, 공사장 등 곳곳에서 가스폭발 사고와 연소기기의 불완전 연소로 인한 일산화탄소 중독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인간의 감각기관으로는 위험 가스의 농도를 정량하거나 종류를 판별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각종 물질의 화학적, 물리적 성질을 이용한 가스센서가 개발되어 가스의 누설감지, 농도 측정 및 기록, 경보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LPG, LNG, 도시가스 등의 감지를 위한 반도체식 가스센서와 접촉연소식 센서, 가스 및 석유관련 연소기기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감지하는 일산화탄소 감지센서다.

반도체식 가스센서는 반도체 표면에 가스가 접촉했을 때 일어나는 전기전도도의 변화를 이용하는 것이 많다. 대부분 대기중 가열해 사용하는만큼 고온에서 안정한 금속산화물(세라믹스)이 물질로 사용된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세라믹 반도체는 산화주석(SnO₂)이다. SnO₂세라믹스는 산소 원자가 부족해 생기는 Vo(Oxygen Vacancy) 결함을 갖고 있다. 따라서 외부로부터 열에너지가 가해지면 Vo의 전자가 전도대로 이동하여 캐리어로 작용하는 n타입 반도체다. SnO₂ 입자내에는 열에너지가 주어지면 자유로이 움직일 수 있는 전자가 많이 있다. 여기에 대기중 산소가 흡착하면 이들 자유 전자는 입자 표면의 산소 기체에 포획되고 SnO₂ 입자에 전위장벽이 형성되어 입자간 전기전도도는 낮아진다. CO와 같은 환원성 기체나 LNG와 같은 가연성 가스는 산소를 제거하는데 이때 산소에 포획됐던 전자들이 SnO₂ 입자내로 돌아가 전위장벽이 낮아져 전기전도도는 커지게 된다. 결국 산소의 흡, 탈착량과 속도는 센서의 감도와 반응속도를 좌우한다. 산소의 흡, 탈착량을 많게 하기 위해서는 SnO₂의 비표면적이 커야 하고 온도를 섭씨 3백∼4백도로 높여주어야 한다.

센서와 부하저항을 직렬로 연결된 튜브형 반도체식 가스센서에서 부하저항에 걸리는 출력전압은 센서 저항과 부하저항의 비로 나타나기 때문에 일정 전압에서 동작하도록 하려면 부하저항을 가변하여 센서저항과 맞도록 조절해야 한다. 가스에 대한 센서의 저항 변화율은 매우 커 높은 출력전압을 얻을 수 있다.

반도체식 가스센서는 반도체인 만큼 온도가 올라가면 전도대의 자유 전자가 많아져 저항이 작아진다. 또 가스와의 반응은 물질의 표면온도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어 센서의 코일에 인가되는 히터 전압과 회로 전압이 외부 전압의 변화에도 항상 일정하도록 회로를 구성해야 한다. 정전압 스위칭회로를 사용하면 전류도 줄이면서 센서의 정전압도 유지할 수 있다.

SnO₂ 세라믹스는 다른 물질에 비해 소결(結)이 잘되지 않아 수명이 길다. 그러나 촉매는 대기중 수분 및 다른 유해가스의 영향으로 점차 열화되기 때문에 센서의 저항과 감도에 변화가 생긴다. SnO₂ 가스센서는 가스에 대한 저항 변화폭이 매우 커서 회로구성이 용이하다. 반면 가스에 대한 선택성이 떨어져 가연성 가스만을 감지할 수는 없다. 가스 경보기로 사용할 경우 NTC서미스터가 온도에 따른 변화를 일정 부분 보상하지만 센서가 온도뿐 아니라 습도에도 민감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정밀하게 보상할 수 없다. 따라서 가스농도를 정량화하거나 동일 농도에서 경보음을 울리게 할 수 없다. 또 이소부탄과 잡가스로 작용하는 알코올 성분에 대한 감도가 시간경과에 따라 점점 예민해지기 때문에 발효식품을 주로 이용하는 식생활 환경에서는 오동작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잡가스를 감지해야만 하는 공기청정기나 전자레인지의 자동조리용 센서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충격에 강하고 수명이 길어 잡가스에 영향이 없는 곳이나 큰 기구물에 부착하여 사용하기가 좋다.

센서는 전원을 인가하면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전도대의 자유 전자수가 많아져 저항이 작아진다. 이후 센서 표면에 산소가 흡착되면서 센서 저항은 커진다. 센서 저항은 평형 저항보다 커졌다가 서서히 평형 저항에 도달하는 과도 특성을 보인다. 3개월 정도 방치하면 저항이 작아졌다가 평형 저항을 지나가는 데 약 1∼3분이 소요되며 커졌다가 평형저항에 도달하는 기간은 약 48시간 정도 걸린다. 때문에 센서 사용시 초기동작 회피시간을 2∼3분 정도 두어야 하고 농도 설정은 이틀 이상 충분히 전류를 통하게 한 상태에서 이용해야 하며 평상시 전원이 계속 인가되는 상태로 두어야 한다.

반도체식 가스센서는 전류가 통하는 상태에서도 날씨에 영향을 받는다. 기온 차이보다 날씨가 갑자기 쾌청하거나 바람이 부는 날에는 저항이 매우 커지고 습한 날은 작아진다. 특히 추운 겨울보다 봄이나 가을에 센서 저항이 커지는 경우가 많을 정도로 변화가 심하다. 이러한 변화는 가스에 대한 저항 변화량에 비하면 아주 작아 잡가스가 존재하지 않는 한 일정 범위 안에서 가스농도는 정확히 감지한다. 또 적은 가스량에도 저항이 크게 변하기 때문에 가스의 존재 유무 판별에 아주 유용하다.

반도체식 가스센서의 간단한 신뢰성 시험방법은 고온고습(65, 95%RH)한 상태에서 전류를 2백40시간 이상 흐르게 하거나 또는 3개월 이상 경과후 시험 전후의 저항변화와 가스 감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방치 후에 초기전원 인가시 평형 저항에 도달하는 시간이 짧을수록 좋으며 평형 저항보다 커졌을 때의 저항과 2,3일 지난 후의 평형 저항의 차이가 작은 센서가 안정된 특성을 보인다.

가연성 가스는 산소와 반응하면 반응열이 생긴다. 접촉연소식 가스센서는 이 반응열을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방식이다. 금속의 경우 온도가 상승하면 전기저항이 커진다. 가연성 가스는 대부분 탄화수소며 이들 가스가 완전히 산화하여 H₂O와 CO₂로 될 때 발열량은 가장 크다. 가스의 완전 산화는 저온에서 일어나기 어렵고 일어나더라도 그 속도는 대단히 늦다. 이에 따라 저온에서 반응속도를 높이기 위해 촉매를 사용하는데 촉매는 장기간 사용에도 열화되지 않아야 한다.

접촉연소식 센서는 다공질 세라믹스를 촉매담체로 하고 이 담체 속에 백금열선을 내장해 구성한다. 이와 유사한 소자를 온도보상 소자로 하여 담체소자와 직렬로 연결해 전원을 인가하면 담체가 가열되고 가열된 담체에 가스가 접촉하면 연소반응이 일어난다. 담체의 온도가 상승하고 담체내 백금 열선의 온도도 상승하면 열선의 저항 값이 변화하는데 그 변화 값은 온도변화에 비례하고 온도변화는 가연성 가스의 농도에 따른 반응열에 비례한다. 접촉연소식 센서은 열선이 내장되어 있어 열선식 센서라고 부르기도 한다. 온도보상 소자를 고정 저항으로 처리하고 담체를 반도체로 하는 경우 열선형 반도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접촉연소식 센서는 출력이 수십mV로 반도체식 가스센서(수V 정도)에 비해 매우 적다. 접촉연소식 센서는 전압, 공기흐름 등 외부요인에 의한 변동, 특히 전압변동에 의한 센서인가 전압의 변동이 없도록 하면 가연성 가스의 감지만을 위해서는 매우 유용하다. 출력전압이 가스 농도에 비례하기 때문에 농도 설정이 용이하며 또 재현성이 우수하여 반복 측정하거나 온도, 습도, 날씨 변화에도 설정농도에 맞게 감지한다. 잡가스에 대한 반응열은 가연성 가스의 반응열과 비교하면 아주 미미해 음식할 때 나는 수증기나 냄새로 인한 오동작이 거의 없다.

접촉연소식 센서는 백금 극세선의 중간에 촉매담체가 매달린 형태이기 때문에 충격이나 진동을 받으면 열선이 늘어나거나 끊어질 수 있다. 열선이 늘어나면 저항이 달라져 설정 농도 값도 변하게 된다. 검출 소자나 보상 소자가 끊어지면 가스가 있어도 동작 않거나 가스가 없어도 경보음을 낸다. 촉매에 의한 연소열을 이용하는 만큼 가스의 빈번한 접촉이나 유해환경에서 장기간 사용으로 열화가 일어나므로 접촉연소식 센서의 사용시 고농도의 가스로 내가스성시험을 가혹하게 한 후 사용해야 한다.

특히 LNG나 메탄가스에 사용할 경우 촉매 기능이 약화되면 출력전압이 둔화된다. 부탄가스는 저온에서도 연소가 잘되기 때문에 촉매가 열화되어도 출력전압이 별로 둔화되지 않아 라이터가스나 부탄가스로 점검하면 나타나지 않는다. 접촉연소식 센서도 촉매 담체로 초미립의 세라믹 분말을 사용하는만큼 오랜 기간 방치하면 수분이 달라붙어 전원을 1일 이상 켠후 농도를 재설정하여야 한다. 기본적으로 출력전압이 작아 전원을 항상 켜지 않는 휴대형 가스감지기에서 저농도의 가스를 측정하는 것은 어렵고 부정확하기 때문에 휴대형 가스감지기에 접촉연소식 센서를 사용하는 것은 올바르지 못하다.

일산화탄소는 가스보일러와 같은 연소기기에서 불완전연소할 때 발생한다. 일산화탄소를 장기간 흡입할 경우 만성 두통을 겪게 된다. 미국의 일부 주정부에서는 가정이나 빌딩에 일산화탄소 경보기 부착을 의무화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경동보일러가 가연성 가스와 일산화탄소를 감지하는 가스감지기를 탑재한 가스보일러를 제조하고 있다. 일산화탄소의 감지는 화학 센서와 반도체식 센서를 주로 이용하는데 화학 센서는 정밀도면에서 반도체식보다 우수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수명이 2년 정도로 짧다.

반도체식 센서는 앞서 언급한 것과 마찬가지로 온도, 습도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아 정밀도가 낮지만 수명이 반영구적이다. 미국을 비롯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일산화탄소 경보기용으로 반도체식 센서를 사용하고 있다. 그중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직접 가열형 반도체식 센서다. 이 센서에 사용되는 물질도 SnO₂세라믹스다. 일산화탄소는 가연성 가스나 알코올과 같은 잡가스보다 낮은 온도에서 SnO₂ 표면의 산소와 잘 반응하기 때문에 센서의 온도를 고온과 저온으로 주기적으로 변화시키며 감지한다. 센서를 우선 고온으로 하여 수분 등을 제거, 산소를 충분히 흡착하도록 한 후 다시 저온으로 하여 일산화탄소가 잘 반응하도록 해야 한다.

일산화탄소 센서는 일산화탄소에 대한 감도가 다른 가스에 대한 감도보다 크고 주 감지영역이 30∼4백 범위로 일산화탄소 경보기로 사용하기 적합하다. 일산화탄소에 대한 출력전압의 변동은 주위온도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온도보상을 적절히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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