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5주년특집] 인터넷 대담.. 손영권 퀀텀 사장

퀀텀의 孫英權 데스크톱 및 휴대용 저장장치 그룹(DPSG) 사장(41)은 미국 실리콘 밸리 지역에서도 알아주는 한국계 최고 경영인으로 꼽힌다.

어린 나이에 미국 이민길에 올라 언어적으로나 문화, 정서적으로 힘겨웠던 시절을 겪으면서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할 경영자로서의 꿈과 자질을 착실히 키워온 결과라고 것이 그의 자평이다.

그가 이민 생활을 하게 된 것은 까까머리 중학생시절 불의의 교통 사고로 부친이 작고한뒤 어머니가 남은 3자녀와 함께 미국 이민을 결행했기 때문이다.

펜실베니아대에서 전자공학 학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아시아계 경영자가 거의 없다시피 한 현실을 직시하라는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경영자가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실현하기 위해 MIT에서 경영학으로 전공을 바꿔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84년 약관 28세의 나이에 인텔의 초대 한국 지사장으로 부임해 국내 업계 관계자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던 그는 92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업체인 퀀텀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그는 퀀텀에서도 탁월한 경영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승승장구, 지난해 3월 DPSG 사장에 취임했다.

현재 퀀텀의 차기 최고 경영자(CEO) 물망에 오르고 있는 그를 만나보았다.

어린 시절 미국 이민을 떠나 어려움이 많았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학비를 벌기 위해 일을 하면서 공부해야 했기 때문에 고생은 했지만 그런 가운데서 오히려 많은 중요한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부정적인 사고보다는 긍정적인 사고가 살아가는데 필요하다는 것과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는 조화로운 삶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 등을 그 때 깨우쳤다.

펜실베니아 대학시절엔 공부를 하면서도 틈틈이 펜싱을 했는데 나중엔 대학 대표 선수로 뽑혀 활동하기도 했다. 그 때의 자신감이 훗날 경영자로서의 리더쉽을 갖추는데 밑거름이 됐다.

전자공학에서 경영학으로 전공을 바꾼 것은 특별한 계획 때문이었나.

=펜실베니아대 졸업후 휴렛패커드에 입사해 2년정도 일하면서 장차 내 사업을 운영하는 경영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경영학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특히 하이테크 분야에서 강세를 보이던 MIT에 들어가 석사학위를 받고 인텔에 입사했다.

지난 84년, 28세의 젊은 나이에 초대 인텔 한국 지사장으로 부임, 사람들을 놀라게 했는데.

=인텔에 입사해 마이크로프로세서(MPU) 마케팅 매니저를 하고 있던 때경영층에서 「한국에 지사를 내는 일을 맡아 해 보지 않겠느냐」고 제의해왔다. 처음엔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기회가 오면 잡으라」는 이민 생활에서의 교훈을 떠올리고 결심을 굳혔다. 당시 인텔은 한국이 제2의 일본으로 성장할 것이란 판단하에 한국 업체들과의 전략적 파트너쉽 형성을 위한 교두보를 구축하는 일에 커다란 관심을 갖고 있던 때라 당시로선 적지 않은 7만달러를 지원해 주었다. 한국 지사를 설립하고 영업 활동을 시작한 첫 해 3백만달러의 매출 실적을 올리는 성과를 낸후 5년동안 지사 확장에 주력했다.

인텔에서 퀀텀으로 자리를 옮길 때의 상황은.

=한국 지사가 자리를 잡아갈 즈음 본사 복귀를 희망해 올림픽이 끝난후 미국 본사로 돌아가 마케팅 담당 이사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92년, 퀀텀에서 아시아, 태평양 사장직을 제의해 왔다. 당시 급성장하고 있는 아, 태 지역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차라 시기가 좋다는 판단에 퀀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동안 남달리 빠른 출세가도를 달려 왔다고 할 수 있는데 남들이 갖지 못한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인가.

=남보다 특별히 머리가 좋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일에 대한 자신감과 의지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일상 생활이나 경영 활동에 있어서나 균형과 조화를 지키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경영에선 사람을 다루는 일이 중요하기 때문에 나를 내세우는 것보다 남을 돌아보고 도와주려는 자세를 갖는 것이 필요하다.

퀀텀의 차기 최고 경영자(CEO)로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질문에 대해선 지금 내가 맡고 있는 그룹이 퀀텀 전체 매출액의 70%이상을 올리고 있는 핵심 분야라는 정도만 말하겠다.

퀀텀이 HDD 시장에서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데 그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퀀텀은 사람을 중시하는 기업이다. 특히 기술 인력을 중시한다. 그들의 창의성을 존중하고 상호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려 애쓰고 있다. 이것이 퀀텀의 기술 발전을 이끄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네트워크 컴퓨터(NC) 출현 등으로 컴퓨팅 환경이 크게 변하면서 HDD 산업이 사양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있는데.

=결코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의 기술은 디지털이 주도한다. 디지털 시대에선 HDD 등 데이터 저장장치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데이터가 모든 것의 중심에 놓이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지금까지의 중앙처리장치(CPU) 중심의 컴퓨팅 환경이 앞으로 저장장치 중심의 컴퓨팅 환경으로 바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NC 환경에서도 서버의 다운에 대한 대비와 데이터에의 빠른 접근, 보안 필요성 등 때문에 저장장치가 필요하며 특히 서버용 저장장치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HDD 분야의 기술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갈 것이라고 보는가.

=HDD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 기능을 실현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판단된다. 플러그인 기능도 그중의 하나며 특히 장기적으로는 지능형 입출력(I/O) 기능 등이 부가될 것으로 본다. -앞으로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지금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며 경험의 공유를 통해 한국의 정보기술 산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장래엔 젊은 인재들을 육성하는 사업도 해보고 싶다.

<오세관 기자>

( 약력 )

*1956년 서울 출생

*1983년 인텔 마이크로프로세서 마케팅 담당 매니저

*1984년 인텔코리아 초대 지사장

*1989년 인텔 마케팅 담당 이사

*1992년 퀀텀 아, 태지역 사장

*1994년 퀀텀 DPSG 마케팅 담당 부사장

*1996년 퀀텀 DPSG 사장

*가족사항: 마시 여사와의 사이에 2남1녀

*취미:펜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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