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계에 인력 스카웃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D램 생산라인의 신, 증설을 추진하는 대만 및 미국, 유럽 업체들이 국내 반도체 3사 R&D요원은 물론 일관가공(FAB) 관련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스카웃 손길을 뻗치고 있다는 것이다.
대만의 경우 아예 수십명의 「헤드헌터」들이 한국에 상주해 각사별로 필요한 인원들을 선별해 접촉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 일본의 경우 인터넷을 통한 스카웃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의 해외 반도체업체들은 자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원하는 분야 인력에 대한 구인광고와 함께 각종 혜택이나 처우 등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게재, 이에 흥미를 느낀 사람이면 인터넷을 통해 쉽게 1차 접촉을 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놓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업체들은 주로 FAB엔지니어를 구하고 있는 대만과는 달리 언어소통이 원활한 국내 반도체 3사내의 유학파나 해외마케팅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 인력들을 탐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들어 해외업체들의 국내인력 스카웃 바람이 거세지고 있는 것은 D램 등 특정 분야의 경우 우리나라 생산기술진이나 연구인력이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이미 이같은 통로를 통해 상당수의 고급인력들이 해외로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반도체 3사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인사적체 현상도 이같은 분위기에 한 몫한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3사는 5년전부터 경기호황에 편승해 대대적인 인력채용에 나서왔으나 최근 반도체경기가 위축되면서 경비절감에 따른 투자위축으로 인력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같은 해외업체들의 인력스카웃 파동은 국내인력 적체를 해소한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다소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국을 도와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기때문에 하루빨리 국내산업의 저변을 넓혀 자체흡수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특히 외견상 그럴듯한 조건에 이끌려 무작정 외국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이질감과 고독감 등으로 실패하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에 엔지니어들도 스카웃 제의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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