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기술주도 사회에서 인력개발의 수준은 그 나라의 국력을 나타내기 때문에 기술도약기에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기술 인력자원의 개발 및 확보가 무엇보다도 필요한 상황이다.
유능한 기술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책지원, 재정지원, 국민의식구조, 오랜 시간의 소요 등 많은 부분에서 상당한 투자와 지원이 대학 교육기관에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만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학력 우대사상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기술인력을 개발하는 것이 보다 용이한 편이다. 유능한 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측면에서 현황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을 대학 스스로가 만들어 나가야만 한다.
첫번째로 대학재정을 등록금이나 국가의 정책지원금에 의존해서는 유능한 기술인력을 개발해 나갈 수 없다는 점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대학에 지원하는 지원금은 모든 대학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대학의 외형적인 재정규모에 비례하여 지원되게 마련이다. 이것은 규모가 크고 잘 알려진 대학위주로 발전을 도모하게 된다. 또한 국가의 정책지원은 어떤 형태로든지 그 선별기준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것을 받으려는 대학은 스스로의 장단기 발전계획의 추진에 차질을 유발하여 전문분야의 기술인력을 양성하는 데 큰 장애를 받게 된다.
또한 대부분의 사학재정은 학생들이 낸 등록금에 거의 의존하고 있다. 대학재정이 등록금에 의존하게 되면 시설, 설비, 교수확보, 행정지원 등이 재학생수에 비례하게 됨으로써 적절한 기술교육의 환경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또한 물가에 비례하는 등록금 인상률을 초래하게 되어 기술교육을 받게 될 피교육자의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기술교육에서의 균등한 기회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
두번째로 대학 입시생들이 대학을 선호하는 기준이 해당 대학의 학과별 전공특성화보다는 현 재학생들이 입학시에 치렀던 수능 및 내신성적의 분포에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오늘날 전국의 모든 대학들은 수능이나 내신의 성적순으로 학생들이 배치되고 있으며, 입시생들이 줄어들게 되면 멀지않은 장래에 문을 닫는 대학이 속출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우려하고 있다. 지금도 대부분의 대학들은 학기마다 편입학생을 소수인원 모집하고 있으며, 수도권 지역에 위치한 대학으로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는 사실은 우려의 범위를 벗어난 현실이다.
세번째로 전국에 있는 대부분의 대학에는 명칭이 유사한 학과가 많이 있으며 이들 학과에서 개설하고 있는 교과목의 명칭이나 내용이 아주 비슷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기술은 날로 첨단화 및 전문화되어 가고 있는 반면에 학과에서 개설한 교과목의 명칭이나 내용에서 그 특성을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은 대학 스스로가 전문기술인의 양성을 포기하는 것이 된다.
즉, 학과가 유사하면 대학명칭과 수학한 학교의 위치만 다를 뿐이고 이들 학과의 교과목을 이수한 학생들은 입학시의 성적에 의해서만 능력을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학은 대학이 처해 있는 환경이나 스스로의 목표에 알맞은 기술인을 양성할 수 있도록 하는 토대를 개설, 교과목에서부터 특색 있게 반영하여야 한다.
네번째로 대학교육의 목표를 학문영역의 중간과정으로 보는 데 문제가 있다. 대학이 특성화 및 전문화하여야만 대외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교육과정을 편성할 때에는 세부전공을 대학원과정에서만 이수할 수 있게 하는 최소전공제를 앞다투어 채택하고 있다. 물론 최소전공제가 대학의 재정난을 어느 정도 해결해 주고, 대학원과정에 진출하려는 학생들에게 어느 정도 도움되는 과정이지만, 모든 대학들이 대학원 중심제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결론적으로 우리 나라가 전문기술자의 양성을 통해 기술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학에 대한 정책지원도 다양하고 특색 있게 개발하여야 하지만, 대학 스스로가 학과의 세부전공별로 특성화 및 전문화된 장단기 교육목표를 설정하여 이를 현실성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배명진 숭실대 정보통신공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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