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TV 불법수입 관련 업자·수뢰 공무원 20명 적발

미국산 소니(SONY)TV를 불법수입한 업자와 이들로 부터 뇌물과 향응을 제공받고 불법행위를 묵인한 공무원, 브로커 등 20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시지방경찰청 외사과는 11일 수입이 금지된 1백20V형 미국 내수용 소니 TV 3만3천여대(2백10억원 상당)를 불법 수입한 태우아이맥스, 쏘닉스코리아, 알케이통상, 리앤리인터내셔날, 엠코리아, 덕근교역, 남도물산, 인트라교역, 신안엔터프라이즈 등 9개 수입업체 대표 및 직원 9명을 사문서 위조 및 관세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소니 TV 불법수입을 위해 형식승인서 9매를 위조, 수입업체인 쏘닉스코리아 등에게 제공한 브로커 박용성씨를 공문서위조 혐의로 구속하는 한편 박씨의 비위 사실을 알고도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 당국에 고발하지 않은 중소기업청산하 국립기술품질원 소속 공무원 3명을 직무유기 및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또 구속된 브로커 박씨에게 제1종 전기용품제조업 등록을 허가해주면서 박씨로부터 70만원을 받은 서울시청 공무원 2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브로커 박씨에게 전기용품형식승인서 발급에 필요한 기능평가 시험성적서를 발부해주면서 박씨로 부터 20만∼2백20만원씩 받은 한국전기전자시험연구소 직원 4명의 신원을 해당 기관에 통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태우아이멕스 대표 김화연씨 등은 수입이 금지돼 있는 미국 내수용 120V 형 소니 TV를 미국에서 구입, 수입이 가능한 220V 형으로 개조한 뒤 TV 박스 등에 기재된 제조번호 등을 삭제, 위조한 소니 라벨을 붙이는 수법으로 지난 96년 1월부터 지난 8월말까지 모두 3만3천여대를 불법 수입, 국내에서 유통시키면서 대당 10∼2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 수입업자는 특히 미국에서 생산한 제품에 비해 가격이 15만원 가량 싼 멕시코산 소니 TV를 대량으로 구입한 후 미국 공장에서 제조한 것처럼 위조된 라벨을 부착, 국내로 들여오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불법수입된 미국산 소니 TV의 35% 가량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구속된 국립기술품질원 소속 공무원들은 브로커 박씨가 지난 4월 국립기술품질원 발행 형식승인서를 위조, 사용하다 부산사상세관에 적발되자 박씨로부터 위조직인을 회수한뒤 70만∼1백20만원씩의 뇌물과 함께 향응을 제공받고 당국에 고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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