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LG전자 박명호 수석부장.. 40인치 PDP 개발 주역

LG전자가 지난 5일 40인치 PDP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 국내는 물론 일본업계까지 놀라게 했다. 작년 2월에야 플라즈마디스플레이(PDP) 프로젝트 추진실을 구성했을 정도로 출발이 늦었던 LG전자가 이렇게 빨리 PDP를 개발해낼 것으로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LG전자 구미공장 사무실동 1층 전시실에는 국산 1호 PDP가 작년 4월 세계 최초로 선보인 후지쯔의 40인치 PDP와 나란히 전시돼 있었다.

이 제품은 화면이 40인치로 대형인데도 두께는 15cm에 불과해 크게 대조적이다.

『화질과 밝기가 결코 후지쯔 제품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합니다』

이 제품 개발의 주역인 박명호 수석부장(46)은 『지난 5월 파일럿 라인을 갖춘 이후로 60명의 연구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개발에 매달려왔고 수십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성공했다』며 이 제품이 『개발팀 모두에게 천신만고 끝에 얻어낸 귀한 자식같다』고 말한다.

60명의 연구원들은 그동안 연구실안에 LG25시방이라는 기숙사 아닌 기숙사에 기거하면서 80x60x0.3㎝의 크고 무거운 유리기판을 일일이 손으로 움직이면서 PDP 제작에 전념해왔다. 『PDP는 아직 확립된 공정기술 없이 기초기술과 개념밖에 없기 때문에 연구원들이 제작현장에서 직접 부딪히면서 문제를 하나하나 풀 수 밖에 없었지요. 이 제품은 실패연속 50번째만에 성공한 작품입니다』

개발중에 가장 힘들었던 일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박수석은 『회사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연구원들중에서 PDP개발에 적합한 인물을 찾아내 이곳에 불러모으고 각자에게 가장 적합한 업무를 찾아 주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유능한 연구원들을 내주지 않으려는 상사나 선뜻 동참하지 않으려는 연구원들을 설득해 내는 것도 힘들었지만 어렵게 불러모은 연구원들이 개발과정에서 한계에 부딪혀 힘들어할때는 더욱 가슴이 아팠다고 털어놓는다.

『PDP개발 성공에는 개발팀의 피땀도 서려있지만 무엇보다 많은 연구원들과 무엇이든 필요한 것은 아끼지 않고 지원해준 회사와 박복용 PDP담당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힘이 됐다』는 박수석은 개발성공에 대한 기쁨보다는 양산에 필요한 기술을 하루 속히 확립, 「자식들」을 세상에 내보낼 준비에 마음이 더 바쁘다. PDP는 일본이 1년 앞서 개발했지만 아직 양산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양산에만 먼저 성공한다면 일본을 앞지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명호 수석부장은 PDP개발을 맡기전까지 10년간 국내 최초의 컬러브라운관을 시작으로 LG전자가 생산하고 있는 컬러TV와 컬러모니터용 브라운관, 대형 브라운관, 와이드 브라운관을 모두 자신의 손을 거쳐 개발한 브라운관업계에서는 알아주는 실력파로 꼽힌다.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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