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와 중계유선방송업계가 최근 EBS의 디지털 위성교육방송 실시에 따른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지난달 25일 EBS가 디지털 위성교육방송을 시작한 이래 일반 국민들의 이에 대한 직접시청욕구가 크게 증대되고 있음에도 당초 예상과 달리 해당 수요의 대부분을 위성방송용 디지털세트톱박스가 아닌,중계유선방송과 케이블TV가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전자,아남전자,대륭정밀등 전자업체와 건인,우영등 전문업체가 무궁화위성방송 직접 수신을 위한 디지털세트톱박스를 생산, 출하하고 있으나 EBS위성교육방송 2주가 이달 8일 현재,각 업체당 일반 시판량이 5백여대에 그치고 있다.
이에따라 이들 디지털 세트톱박스를 생산,시판하고있는 업체의 판매량 집계를 추산하면 지금까지 일선 학교에 공급한 1만 1천여대의 물량을 제외한 순수 일반시판은 5천여대를 크게 넘지않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달리 시청료가 3천원에서 4천원에 불과한 중계유선방송의 경우 한국유선방송협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EBS가 디지털 위성교육방송을 시작한 이래 가입자수는 지난 7월말 7백93만여 가구에서 8월말에는 8백30만여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계유선방송은 특히 EBS위성교육방송이 시작된 8월25일 전후해서는 예년 평균의 3~4배이상 가입자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으며 생활보호대상자들을 위한 무료설치가구수도 11만3천여가구에 달했다.한국유선방송협회의 관계자는 『EBS위성교육방송실시에 따라 9월이후에는 가입자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있으며 최근 교육부의 요청에 따라 생활보호대상자를 위한 무료설치도 9월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케이블TV도 가입자수가 지난달 18일 2백5만3천여 가구에서 이달 2일에는 2백9만3천여가구로 2주일만에 4만여가구가 증대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이 기간중 유료 시청가입자는68만여가구에서 3만6천여가구가 늘어난 91만 6천여가구에 달했으며 대기 가입자도 5만3천여에서 8만5천여로 늘어났다.
한국케이블TV협회의 관계자는 『케이블TV의 경우 DSN,마이TV,다솜방송 등 3개교육채널에서 제공하는 교육프로그램과 전문 채널도 함께 시청할 수 있어 가입자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 컨버터를 미처 설치해주지 못하는 사례가 빈발하고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EBS위성교육방송 특수가 디지털 세트톱박스가 아닌 중계유선방송이나 케이블TV에 몰리는 것은 위성방송시장의 미성숙과 함께 케이블TV의 저렴한 초기투자비 및 요금체계가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있다.
세트톱박스업체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위성방송 세트톱박스의 경우 설치비를 포함한 가격이 80여만원상당에 달하는 데다 채널수도 EBS위성1,2와 KBS위성 1,2등 4개 채널에 불과해 케이블TV나 중계유선방송에 비해 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다』면서 『위성방송이 본궤도에 진입하지 않는 한 디지털세트톱박스 수요는 당분간 정체상태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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