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자회사들 「집안싸움」.. 뉴미디어 관할권 놓고 대립

KBS의 대표적인 자회사들인 「영상사업단」과 「문화사업단」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뉴미디어사업의 관할권을 놓고 미묘한 갈등을 빚고 있어 주목된다.

그동안 KBS의 영상사업단은 해외방송프로그램 수입 및 비디오사업을, 문화사업단은 출판, 공연기획사업 등에 각기 주력하는 등 두 사업단간에 업무영역이 뚜렷이 구별되어 왔으나 최근들어 영상물과 출판물을 기반으로 한 뉴미디어사업을 독자적으로 전개하면서 일부 업무가 중첩되고 있는 것.

영상사업단은 올초 뉴미디어사업부를 신설해 「이야기 한국사」,「세계정보」,「토익 어드벤처」 등의 CD롬타이틀을 출시했으며 문화사업단도 광주지역 교단선진화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초, 중, 고등학교 주요과목의 CD롬 타이틀제작사업 참여와 게임시장진출을 모색하면서 뉴미디어사업부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유아교육용 방송프로그램인 의 CD롬 타이틀제작과 부가방송서비스인 「인터캐스트」관할 문제에서 두 회사간의 신경전이 표면화됐다.인터캐스트업무는 결국 텔레텍스트를 담당했던 문화사업단으로 이관됐으나 영상사업단은 이후에도 강력히 관할권을주장하면서 한때 신경전이 벌어졌다.

은 지난 94년 영상사업단이 비디오로 제작해 월 2천~3천세트가량을 판매,3년간 1백억원 가량의 매출을 거두었으며 문화사업단도 이를 월간지로 제작해 상당액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방송물을 이용한 뉴미디어사업중에서는 고수익을 보장할 수 있는 사업으로 인식돼 왔다.

이에 따라 두 사업단은 올초 의 CD롬타이틀개발에 각각 착수, 영상사업단이지난달 중소 타이틀업체인 웁스와 공동으로 9장의 타이틀과 교재로 구성된 CD롬 타이틀을 출시했으며,문화사업단은 게이브미디어와 공동으로 6장의 타이틀로 구성된 CD롬 타이틀을 이르면 이달 말에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이같이 자회사간에 유사한 제품을 출시해 상호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 것은 두 사업단이이 분야에 대해 독자적인 사업영역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KBS기획조정실은 지난 4월 비슷한 시기에 유사한 제품이 출시될 경우 중복투자와 상호경쟁이 불가피하고 소비자에게 혼란을 불러 일으킬 것을 우려,업무조정에 나섰으나 두 사업단이 이미 협력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개발에 착수한 상태이고 각자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주장해 중재에 실패했다.

특히 두 사업단은 자사가 제품의 기획에 먼저 착수했고 질적인 면에서 우수성을 상호 주장하고 있다.영상사업단은 CD롬 타이틀은 텍스트와 함께 영상과 이미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비디오를 바탕으로 제작된 자사 제품이 우수하다고 주장한다.반면 문화사업단은 기존 방송 프로그램을 교육현장에 맞게 재구성한는 출판물을 바탕으로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영상사업단 제품에 비해 질적으로 한단계 높은 제품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같은 갈등은 두 사업단이 본사 방송프로그램 등을 바탕으로 뉴미디어사업을 독자적으로 전개하고 있기 탓에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최근 두 사업단의 뉴미디어사업에 대한 업무조정과 공동협력방안이 모색되고 있다.

KBS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일은 두 회사업단이 업무추진시 사전에 상호 교류와 협의가 없었기 때문에 발생했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두 사업단간에 공동사업전개를 위한뉴미디어사업협의체 구성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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