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디지털화 앞서간다

영국에서는 앞으로 1년 이내 지상파 위성 케이블TV 등 모든 TV방송 미디어의 디지털화가 시작된다.

지상파의 경우는 내년 7월부터 세계에서 가장 먼저 디지털방송을 개시할 예정이다. 위성에서는 아날로그방식으로 6백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B스카이B가 내년 봄 디지털방송에 착수한다. 2백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케이블TV업계도 올 연말부터 내년 초에 걸쳐 디지털서비스를 나설 계획이다.

영국의 방송 디지털화에서 우선 주목되는 사실은 지상파방송에서도 영화 프로그램 등의 유료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게 된다는 점이다.

영국은 디지털 지상파방송에 대해 6개의 다중방송대역을 할당할 방침이다. 한 개의 다중방송대역에는 TV 5개 채널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합계 30개 채널 정도의 서비스가 가능하게 돼 유럽에서 보급되고 있는 텔레텍스트 등 데이터방송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지난 6월 말 방송사업자 감독기관인 ITC인디펜던트 텔레비전 커미션(ITC)이 6개의 다중방송대역 중 3개를 BBC 등에 무료방송용으로, 나머지 3개는 칼튼 커뮤니케이션즈와 그라나다가 공동출자하는 BDB(브리티시 디지털 브로드캐스팅)에 유료 방송용으로 할당했다.

이로써 영국에서는 디지털 지상파방송에서도 유료서비스가 제공되는데 이는 양방향 서비스라는 큰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유료 디지털방송의 경우 가정에 설치한 수신장치(셋톱박스)나 디지털 TV에 요금부과를 위해 통신기능을 내장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TV와 통신회선을 결합함으로써 양방향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게 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국의 모든 디지털방송에서는 가정내 TV를 사용해 온라인으로 상품을 발주하거나 인터넷 등의 정보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이와 관련해서는 B스카이B가 디지털 위성방송과 전화회선을 결합하는 형태의 양방향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전화사업자인 브리티시텔리컴(BT), 미들랜드은행, 마쓰시타전기산업 등과 공동으로 BIB(브리티시 인터럭티브 브로드캐스팅)를 설립했다.

BIB는 내년 여름부터 금융 유통 교육업계 등과 손잡고 결제기능을 포함하는 홈쇼핑 홈뱅킹 원격교육 인터넷접속 등의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하나 주목되는 것은 디지털방송 수신에 필요한 셋톱박스 및 서비스 사양의 통일화 움직임.

현재 관련업계는 하나의 셋톱박스를 지상파 위성 케이블TV 등 모든 디지털방송에서 공용할 수 있도록 그 사양의 통일 문제를 협의중이다. 이 협의가 성사되면 한대의 셋톱박스로 디지털 지상파방송과 디지털 위성방송간 양방향 서비스도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영국이 모든 TV방송미디어의 디지털화를 한꺼번에 그것도 단기간에 추진함으로써 매체간 차별성 미흡이나 치열한 가입자 경쟁 등 다소의 문제도 예상된다.

물론 지상파의 경우 종전처럼 무료로 볼 수 있다는 점, 위성방송은 수백개의 다채널을 볼 수 있다는 점, 케이블TV는 저가 전화나 고속 인터넷접속서비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각각 장점으로 3개 매체가 공존해 나갈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영국은 모든 방송의 디지털화를 통해 모든 가정의 TV를 멀티미디어 단말기화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영국 정부는 디지털방송 가입률이 50%에 달한 시점에서 아날로그방송을 폐지할 방침이며 디지털방송이 완전히 자리잡기까지 15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영국이 추진하는 디지털방송은 모두 양방향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어 방송의 디지털화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PC보급률이 낮은 영국에서 가정 정보단말기의 주역으로 디지털TV가 강력히 떠오르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다.

<신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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