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대화형 멀티미디어의 미래

장규환(張圭煥) 대우전자 전략기술연구소장

BC 3000년경 이집트에서 발명된 파피루스를 시작으로 미디어의 역사가 시작되었고 바야흐로 5천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빠른 속도로 온갖 기술과 제품이 폭발적으로 결합해 멀티미디어라는 단어를 친숙하게 만들었다.

멀티미디어의 사전적 의미는 「두 개 이상의 미디어가 결합된 형태」이지만 그 이상의 의미로는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이라는 뜻과 「가전, 방송, 컴퓨터, 통신 등 다양한 기기의 복합적인 결합」을 뜻한다.

9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대화형, 양방향 또는 인터액티브라는 수식어가 붙는 대화형 멀티미디어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은 이미 일방적으로 제공되기만 하는 정보에 식상했으며 이제는 필요한 정보를 스스로 찾아나서는 능동적 정보 요구자로 변화한 것이다. 더구나 컴퓨터 통신이 가져다주는 혜택으로 소비자의 요구를 기술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신규 TV수상기의 구매나 케이블TV 등의 가입자 수는 정체 단계에 들어섰지만 새로운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화형 멀티미디어는 미국의 시장규모만으로도 가입자가 3천5백만, 단말장치인 세트톱박스의 매출도 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시장상황은 소비자가 주도하고 있다. 이미 일부의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웹브라우저나 가전, 컴퓨터, 통신의 결합체로 등장한 인터넷TV는 대화형 멀티미디어를 위한 전조에 불과하다. 많은 업체가 이러한 상품을 개발할수록 소비자들은 좀더 많은 정보, 좀더 나은 디스플레이 등을 요구하고 있다.

주문형비디오(Video on Demand:VOD) 홈쇼핑(Tele-Shopping) 원격교육(Distance Learning) 원격진료(Tele-Medicine) 영상전화(Videotelephony) 등도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바로 우리 눈앞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물론 이러한 서비스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기술의 구현과 시장의 요구가 잘 부합되어야 한다. 전세계의 많은 연구개발 인력들은 각기 자신의 분야에서 소비자들의 꿈을 좀더 빨리 구현하기 위하여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언급한 대로 멀티미디어는 다양한 미디어 상호간 인터페이스에 대한 표준화가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최근 언론 및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ATM포럼, MPEG, DAVIC(디지털 오디오 비디오 카운슬) 등은 이러한 일을 매끄럽게 처리하기 위한 비영리 표준화 단체이며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이 모여 열띤 공방을 거쳐 합리화된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섬유, 신발로 시작해 이제는 반도체, 자동차 등으로 세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대규모 생산에 따른 일익을 얻고자하는 산업으로서의 변신에는 어느 정도 성공한 측면이 있다. 이제부터는 기술의 시대다. 기술을 팔거나 빌려줌으로써 공장 없이도 커다란 이익을 남길 수 있는 때가 온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나라의 최근 기술동향은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정보통신, 멀티미디어 등의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도 커다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우리도 남들에게 기술을 제공하면서 세계 산업을 주도할 만한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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