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 엑스포과학공원 매각싸고 정부-지자체 이전투구 양상

대덕연구단지 일대 엑스포과학공원 매각을 둘러싸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간의 힘겨루기가 예사롭지 않다.

정부의 엑스포 과학공원민영화 방침에 대해 대전광역시와 관할 행정기관인 유성구청 등이 강력히 반발, 이의 철회를 위한 법정투쟁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측이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엑스포과학공원 매각을 통한 이 지역 개발계획은 자칫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관계자들의 우려섞인 분석이다.

사태의 발단은 통상산업부가 10만4천여평에 이르는 엑스포 과학공원을 민간에게 매각, 이 지역을 벤처기업단지 및 연구단지와 연계한 산협형 단지로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대전시는 이에 대해 매각부지의 일부를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국제전시구역에는 첨단 과학기술전시장 및 컨벤션센터 등 첨단기술복합상가 등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정부측과 다른 입장을 표명하는 등 제동을 걸고 나선 것.

그러나 이같은 견해차이는 표면적으로 개발방식을 둘러싼 시각차로 보이지만 실은 엑스포과학공원의 소유주가 누구냐라는 점 때문이다. 특히 엑스포과학공원의 매각규모가 약 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논란의 불씨를 더욱 뜨겁게 달구고 있다.

결국 1천억원에 달하는 매각대금의 사용처에 대한 논란인 셈이다.

통산부는 이에 대해 민간기업을 통한 테마파크를 운영하고 이중 일부를 대덕연구단지와 연계한 벤처산업단지로 조성하는 비용으로 사용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대전시 등 지자체에서는 매각대금을 엑스포 과학공원부지에 건설할 첨단기술복합상가(Techno Commercial Complex)에 우선투자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대전시는 엑스포 과학공원을 지방정부에 양허, 운영비가 적게 드는 공원형태로 개조해 주민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과 함께 이러한 방안이 불가할 경우 통산부의 안대로 벤처단지를 조성하되 소유권은 대전시가 가져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통산부는 그러나 이같은 대전시의 주장에 대해 비현실적이며 첨단기술복합상가 조성방안도 한국산업단지공단에서 이미 도시개발 계획을 변경해 놓고 있어 설득력이 없다는 반응이다.

이를 테면 이미 엑스포 국제전시구역 8만2천2백여평의 컨벤션센터 부지와 오피스텔 부지, 일반업무시설지 등 2만3천7백60평이 매각되고 첨단기술복합상가부지 및 국제교류센터부지, 문화시설교류 및 연구지원업무 시설지, 호텔용지, 공공용지 등 5만8천5백여평이 남아있는 상태여서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대전시는 통산부의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첨단기술복합상가 조성사업은 이미 계획이 세워진지 수년이 지났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면서 정부측의 주장을 맞받아치고 있다.

이같은 논란 속에 일부에서는 대전시가 엑스포개최와 관련해 정부에 빌려쓴8백억원 중 미상환액 4백억원, 이자 2백30억원 등 총 6백30억원에 달하는 채무를 무상변제 받으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통산부는 이와 관련, 엑스포 기념재단을 통해 5일 엑스포 과학공원 입주업체와 계약해지 및 향후 계획 등을 발표키로 해 엑스포과학원 매각을 둘러싼 논란은 새 국면을 맞게 될지도 모른다.

<대전=김상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