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이 최근 유선방송기술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건의서를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에 제출하기까지에는 나름대로 쌓인 울분이 상당부분 작용한 것처럼 보인다.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이 얼마전 다른 단체및 방송사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굳이 채널19번과 20번을 통해 EBS위성교육방송을 전송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은 단지 밖으로 드러난 이유에 지나지 않는다.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과 한국유선방송협회측은 사실 이 기술기준에 관한 규칙변경신청을 이전부터 면밀히 추진해왔던 상태다.유선방송협회측은 현재 채널19번과 20번을 각각 사용하고 있는 매일경제TV(MBN),현대방송(HBS)등 케이블TV 프로그램공급업자(PP)와 종합유선방송국(SO)등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케이블TV업계가 전송선로의 상이성에도 불구하고 불법운운하는데 불쾌하다는 반응이다.
사실 지난 87년 제정된 「유선방송관리법」과 「유선방송관리기준안」은 중계유선사업자들의 지적처럼 시대변화에 뒤따르지 못해왔던 게 사실이다.기존의 「유선방송관리법」에서는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특별한 사유가 없는한 한국통신(KT)의 전기통신설비를 이용토록 규정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서는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전송선로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부가통신서비스를 추진할 수있도록 허용했다.실제 지금까지 일부 중계유선방송사업자가 KT의 전기통신설비를 일부에 한해 이용해왔을 뿐,대부분의 사업자는 자체전송로를 깔아 서비스를 추진해 왔다.따라서 유선방송관리법 내용이 전기통신사업법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는 데다 현실 자체도 외면하고있는 결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행 기술기준의 중계유선방송 채널별 주파수대역한정도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의 실질적인어려움과 연결되어 있다.현행 기술기준(54~2백16MHz)에서는 중계유선방송사업자로 하여금 VHF대역내 12개채널만 허용하고 있다.그러나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이라는 게 당사자들의 주장이다.
지난 87년 당시만해도 방송범위는 KBS,MBC,SBS,EBS등 지상파TV에 머물러 매우 제한적이었으나 최근에는 KBS1,2위성,EBS1,2위성,지역민방,부가통신서비스 등 신매체가 급속히 출현해,이를 수용해야하는 상황을 맞게 됐다.
사업자마다 천차만별이지만 최근 중계유선방송의 채널운용실태를 보면 이같은 사실은 보다 확연해진다.지상파TV의 경우 동시재송신과 녹음, 녹화채널이 각각 6개 씩인 데다 KBS와 EBS위성을 축으로한 위성방송도 동시재송신 및 녹음, 녹화채널이 각각 4개이며 여기에더 3개씩의 공공채널과 부가서비스채널이 서비스되고있다.중계유선방송사업자 대부분이 12개채널을 가용채널로 하용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자의 이익 및 시청자의 요구에 따라 총26개 채널을 운용하고있는 것이다.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은 이같은 비현실적인 주파수허용대역은 결과적으로 기입자에 대한 다양한서비스의 제공을 봉쇄하는 한편으로 불법사업자의 양산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있다.특히한국유선방송협회는 기술기준이 유사한 종합유선방송에게는 1백10개 채널을 활용할 수 있는 7백50MHz주파수대역을 허용한 것과 비교하면서 『정부가 불공정경쟁을 조장하고있다』고 지적하고있다.
한국유선방송협회는 이번 기회에 음악유선방송의 채널별 주파수대역 이용자율화도 추진해야한다고주장하고있다.전국에 허가된 1백65개사의 음악유선방송업체중 현재 정상적인 영업을 하는 업체수는 20개사에 불과한 실정.이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방송특성을 고려치않고 20개채널만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한데서 비롯됐다고 유선방송협회는 주장하고있다.유선방송협회는 일본의 경우처럼 장르별 특성을 통해 음악유선방송의 활성화를 유도함으로써 음반,지적재산권등 음악과관련한 전반적인 산업의 활성화를 추구해야한다고 강조하고있다.
법규간 관련조항의 상충과 주파수대역의 확대를 골자로 한 이번 중계유선방송사업자들의 기술기준 규칙개정건의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상당한 논쟁거리로 부상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NO(전송망사업자),SO,PP를 축으로한 케이블TV업계의 반발도 쉽게예상할수 있다.지상파를 비롯한 공공채널의 재전송을 규정하고있는 중계유선방송과 케이블TV를축으로한 종합유선방송이 4년여에 걸쳐 반목과 대립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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