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평] 배트맨 & 로빈 OST

지난 89년 영화로 처음 제작된 「배트맨」은 2,3편이 잇따라 제작돼 인기를 끌었으며 이에 힘입어 최근 제4편인 「배트맨 & 로빈」이 국내에 소개됐다.「배트맨시리즈」중 1편의영화음악에는 유명가수인 프린스와 엘프먼이 참가해,영화와 자체와 함께 영화음악에 대한 높은관심을 이끌었으며 이후 제작된 2,3편의 사운드트랙도 음악의 완성도가 높아 적잖은 화제를모았다.

최근 국내에 상영된 「배트맨 & 로빈」의 경우 오리지널 사운드트랙(OST)제작에 참여한뮤지션의 면면과 음악적 구성이 유달라 시선을 끈다. 흔히 영화음반은 극 전체의 분위기를 설명하는 테마음악이 앞뒤를 장식하게 마련이지만 이 앨범에서는 귀에 익은 서곡인 가 말석에서 겨우 존재를 알리고 있을 뿐이다.

그대신 스매싱 펌킨스의 가 시작과 끝을 장식하고 있다.제목자체가 뫼비우스의 띠처럼 끝없는 상황이고 그런 만큼곡의 배치도 신경쓴 듯하다.스매싱 펌킨스는 얼터너티브계에서 확고부동한 자리를 잡은 뮤지션으로 서정적이면서도 폭발적인 사운드를 구사한다.는 스매싱 펌킨스의이러한 특성과 영화의 분위기가 조화된 새로운 곡으로 평가된다.

이어 나오는 곡이 R.켈리의 이다. R.켈리를 4편 영화음악제작에 끌어들인 것은 3편에서 흑인가수 실이 를 불러 그래미상을 받은 영광을 재현하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다는 생각이 든다.

켈리는 이미 영화 「스페이스 잼」에서 를 불러 장기간 빌보드차트를 점령하고 있어 그가 「배트맨 & 로빈」의 OST에 참가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이 음반의 성공예감은 쉽게 갖을 수 있게 된다.켈리는 배트맨이 거주하고 있는 악의 도시 고담시를 아름답고 유려하면서도 고요히 다독거려주는 듯한 목소리로 그려 내고 있어노래에 취하다 보면 고담시의 본질을 잊어 버릴 정도다.

또한 작년 한 해 오랫동안 빌보드챠트를 지키며 묵직한 판매고를 기록한 랩 뮤지션 본 석스 앤 하모니 역시 고품격 랩인 로 이 앨범에 참여했다.이밖에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호소력 있는 가창력으로 이미 차세대 스타자리를 예약해 놓은주얼은 을, 90년대 테크노의 선두주자 언더월드는 로 영화의 음습한 분위기에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흔히 영화음반은 타이틀 1,2곡 정도만 부각시키고 나머지 곡들은 구색갖추기용이 쉽지만 이 음반은 사실 놓칠 곡이 하나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켈리와는 음색이 다르지만 같은 과로 분류될 만한 에릭베네이의 < True To Myself>, 어깨가 들썩거려지지만 감상용으로도 꽤 재미있는 몰로코의 등이 구석구석 포진해 있다.

<팝칼럼니스트·박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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