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중국과 수교를 맺은지 24일로 만 5년이 된다.
한중 수교 5주년을 맞는 우리 전자업계의 평가는 이해관계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기대가 컸던 대기업들은 중국 현지 시장개척이 여러 가지 요인으로 예상만큼 활성화하지 않아 실망이 큰 반면 처음부터 다소 비관적으로 출발했던 중소기업들은 무한한 시장개척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수교 전까지만 해도 우리 전자업계에 있어서는 중국이 인구 12억명에 총생산 8조달러에 이르는 거대시장이고 자원부국인데도 교역량과 투자비율이 1%에도 미치지 않는 미개척의 땅이었다. 그러나 한중 수교 이후 5년 만에 전자업계는 수출입 및 투자, 그리고 인적 및 기술교류부문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룩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이제 우리전자업계의 「기회의 땅」으로, 「가능성의 시장」으로 다가서고 있는 게 분명하다.
통상산업부에 따르면 한국과 중국의 전자제품 교역량은 수교 첫해인 92년까지만해도 3억4천2백만달러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모두 25억2천1백만달러에 이를 정도로 급신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말을 기준으로 볼 때 수교 첫해보다 7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특히 무역수지면에서 보면 92년도에 수출 2억9백만달러, 수입 1억3천3백만달러로 흑자가 7천6백만달러에 그쳤다. 하지만 96년에는 수출13억3천4백만덜달러, 수입 11억8천7백만달러로 각각 92년에 비해 5.3배와 7.9배의 증가세를 보이면서 1억4천7백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미국과 일본 등지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중국에서 전자업계의 성과는 대단하다.
수교이후 우리 전자업체의 대중투자실적을 보더라도 6월말 현재 허가기준으로 50건에 1억5천만달러로 미국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전자분야의 전체 해외투자의 34.4%를 차지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이뿐만 아니다. 각 분야의 기술협력도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 지난 94년 김영삼 대통령의 중국방문을 계기로 시작된 전전자교환기(TDX), 고선명(HD)TV 등의 공동개발 프로젝트도 최근까지 여러 차례 회의를 갖고 구체적인 계획을 잡아가고 있으며 지난 96년 9월에 맺은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중국반도체행업협회의 반도체산업에 관한 기술협력도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또 최근들어 중국정부가 전자관련 분야의 기술협력을 위해 그동안 실무자를 파견하는 등 소극적인 방식에서 탈피해 고위급인사를 파견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것도 한중 수교 5년의 성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우선 중국시장을 우리나라에 이어 제2의 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수출여건 조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은 수출장애 요인을 없애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먼저 현재 중국정부가 외산제품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그동안 현지 생산 및 판매제품에만 적용하던 장성규격마크(CCEE)를 수입품으로 확대 적용키로 한 품질인증제도의 개선을 중국정부측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이와 함께 각종 인증제도를 중복적으로 운용하면서 의도적으로 우리 전자업체들의 영업활동을 제한하고 있는 것도 우리가 고쳐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중국 현지에서 영업활동이 쉽지 않다는 점을 명심하고 우리의 요구를 반드시 관철시켜야 할 것이다.
중국 정부가 현지투자업체의 설비도입시 20∼30%의 설비관세를 물리고도 이와 별도로 약 17%의 증치세를 부과하고 있는 것도 그냥 넘길 수 없는 사항 가운데 하나다. 이는 결국 투자금액의 상승을 초래해 원가부담을 늘려 우리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전자업계는 정부를 통해 자본재 도입시 설비 관세 및 증치세를 면제해 줄 것을 요구해야 한다.
이와 함께 중국진출 전략의 전반적인 수정도 필요하다. 중국 현지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그동안 추진해오던 전자제품의 제조 및 생산 공장건설 위주의 중국진출전략을 중국전역에 수많은 마케팅 채널을 확보해 유통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꿔보는 정책변화를 심도있게 연구해야 봐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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