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기종 보유업체, 컴퓨터 2000년 문제 해법없어 "고심"

국내 기업 대다수가 「2000년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미 단종된 중대형컴퓨터 및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기업들은 더욱 심각한 피해를 입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미 수년 전 단종된 중대형컴퓨터 및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2000년 문제 해결을 위한 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공급업체로부터 제대로 받을 수 없어 어떻게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인지조차 갈피를 못 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미 중대형컴퓨터나 소프트웨어를 판매한 업체가 파산했거나 사라질 경우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는 게 기업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국전력공사 2000년 문제 해결팀 장철수 과장은 『2000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사적으로 전산시스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일부 중대형컴퓨터 및 소프트웨어는 이미 단종됐거나 공급회사 자체가 사라져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제품은 단종됐지만 판매회사가 존재하는 경우는 그 업체의 후속기종으로 하드웨어를 교체하거나 업무를 재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공급업체가 아예 사라진 경우는 속수무책』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생명 2000년 문제 대책반 윤준호 차장은 『단종된 하드웨어 시스템 공급회사가 도산한 경우 어렵지만 해결책은 있다』고 설명하면서 『상호 작용을 하는 수백종류나 되는 응용소프트웨어의 경우 공급업체가 없어졌거나 소스코드조차 확보하지 못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고 밝혔다.

신종철 송우정보 사장은 『2000년 문제 해결에 있어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하면 절반은 해결한 것이나 진배없다』고 밝히면서 『이기종 멀티플랫폼, 수백가지의 응용소프트웨어가 혼재돼 운용되는 대형 정부기관 및 대기업의 경우 어느 부문에 문제가 있는지 파악할 수 없거나 문제점을 간과할 경우 방대한 인력과 시간을 투입해 실시한 2000년 문제 해결 방책이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사리진 업체」가 2000년 문제 해결에 있어 최대 걸림돌로 떠오르면서 2000년 해결 작업의 선행조치로 전산시스템 실태 점검에보다 많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전산원의 한 관계자는 『전산 역사가 깊고 전산시스템 규모가 방대한일부 정부기관의 경우 고립된 섬으로 존재하는 「잠재된 파일」이 상당수에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하면서 『2000년 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그램 수정에 앞서 보다 철저한 전산시스템 현황 파악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전의 한 관계자는 『사라진 업체의 프로그램 소스코드를 찾기위해 제품 개발에 참여했던 외국의 전문가를 미국 전역을 상대로 수소문하여 찾은 경우도 있다』고 밝히면서 『특히 원자력발전소 등 제어관련 소프트웨어의 2000년 대비책을 수립하기 위해 발전소 관계자와 수시로 회합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2000년 문제 분석툴 공급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부 국내 기업의 전산관계자들이 2000년 문제를 단순하면서도 시간이 걸리는 프로그램 수정작업 쯤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 문제는 프로그램 수정보다 오히려 복병처럼 존재하고 있는 잃어버린 파일의 소스코드 찾기 등 시스템 분석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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