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디지털 마이크로웨이브(MW) 전송시스템의 국내 표준으로 동일채널방식과 인터리브 방식을 모두 수용키로 함에따라 MW시스템 시장의 판도변화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94년 정부의 단일표준 결정에 따라 동일채널 방식으로만 시스템을 개발해 온 국내기업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통부가 결국 복수표준을 받아들임으로써 이제 국내기업들은 어쩔 수 없이 인터리브 방식의 외산장비와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최대 시장인 한국통신이 인터리브 방식 마이크로웨이브 시스템을 구매할 수 있기까지는 앞으로도 2년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긴 하겠지만 급성장하고 있는 이 분야 시장상황을 감안하면 외산장비의 시장잠식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올해 국내 MW시장은 주수요처인 한국통신과 데이콤만을 놓고 보더라고 5백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MW시장이 형성되기 시작한 94년 이래 매년 20~30%씩 증가하는 규모이다.
여기에 하나로통신, 지엔지텔레콤 등 MW장비를 필요로 하는 신규 기간통신사업자 수요를 포함할 경우 MW시장은 앞으로 더욱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체들은 특히 통일에 대비해 통신인프라가 형성되지 않은 북한 지역에서 단기간에 장거리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MW장비가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이럴 경우 시장은 가히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캐나다 노텔社의 인터리브 방식을 제안한 성미전자를 포함해 국내 공급업체가 4개사에 불과하지만 앞으로는 외산장비 수입업체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시장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통부의 복수표준 결정은 국내 MW시장판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러나 불과 3년만에 정책을 번복한 정부의 이번 결정은 앞으로도 적지않은 논란을 일으킬것으로 보인다.
MW시스템은 주로 유선 기간전송망을 보완하는 백업망 용도로 사용되는 것으로 지난 94년 정부가 동일채널 방식을 국내 단일표준으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해 LG정보통신, 대영전자 등 국내업체들은 동일채널방식으로 시스템 국산화에 몰두해 왔으며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모든 시스템을 국산화해 검증시험을 마무리하고 한국통신에 공급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LG정보통신과 대영전자도 국산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태다.
때문에 업계가 정부의 복수표준 결정에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의 결정에 따라 이미 국산장비 개발을 적극 추진해 왔고 실제 상용화한 이후 기술적으로 별다르게 결함이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복수표준을 허용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통부는 오는 98년 시장개방을 앞두고 국산, 외산을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한 상황에서 지나친 정부 규제는 도리어 국내 기술 발전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동전화의 CDMA, TDAM 논쟁처럼 복수표준 주장을 누르고 단일표준을 고수한 사례도 있는 만큼 정부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는 부족해 보인다. MW장비에 국한하더라도 일관성 없는 근시안적 정책이라는 비난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정통부가 표준논란을 일단락함으로써 공은 장비구매 당사자인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에게 넘어 갔으며 앞으로는 시장논리에 맡겨질 전망이다.
따라서 쓸 데 없는 논쟁으로 시간을 낭비한 꼴이 된 국내 장비개발업체들은 단지 MW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표준선정 작업에 정부가 보다 설득력 있고 합리적인 원칙을 하루 빨리 세워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강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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