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창조] 제이슨테크

「이젠 순수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된 EDA 툴과 시물레이션 소프트웨어를 앞세워 세계시장 공략에 나설 때다.」

제이슨테크(대표 류재성)는 EDA(전자분야 설계자동화) 전문업체로 그간 이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굳혀 왔다. 물론 국내 EDA시장 특성상 이 회사도 자체 개발 제품이 아닌 해외 유명업체의 툴을 들여와 공급하는 일종의 대리점 형태였다. 수요처가 대부분 반도체업체이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 회사를 알릴 기회는 거의 없었지만 EDA시장에서는 제이슨테크의 독특한 경영전략이 꽤 알려진 편이다.

이 회사는 영업 보다는 기술지원과 사용자 교육으로 승부를 걸었다. EDA분야는 사이트 한곳만 확보해도 공급 금액이 워낙 커 영업의 중요성이 매우 높지만 이 회사에서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은 류 사장과 금용조부사장 단 두명이다. 나머지 30여명의 직원은 극소수 관리인력을 제외하고는 모조리 엔지니어들이다. 케이던스 멘토등 세계적 거인들이 즐비한 EDA시장에서 제이슨테크의 입지를 확보해준 것도 바로 기술지원과 사용자 교육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이다.

이런 이력을 가진 제이슨테크가 올해에는 회사의 아이덴티티를 바꾸는 결정적인 전기를 맞고 있다. 아무리 뛰어나 툴과 지원체계를 자랑한다 해도 남의 것을 들여와 공급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제이슨테크는 이 때문에 그동안 확보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 기술로 개발, 판매할 수 있는분야를 찾기 시작했다. 무엇이든 결과물이 손에 잡히면 내수판매보다는 아예 세계시장을 겨냥한 수출에 나서자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 출발점이 된 것은 물리 마을. 가상 물리실험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인 「물리마을」은 얼마전 신소프트웨어 상품 대상으로 선정돼 정보통신부장관상을 수상하면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제품이다.

이 회사 기술진이 노하우를 총동원해 개발한 이 제품은 일선 학교에서는 교육효과를 배가시킬 도구로 환영받고 있다. 물리 교과는 실험을 통해 이론을 검증하고 체득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국내 각급학교의 현실상 이것은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었다. 이 제품을 활용할 경우 고가의 실험 장비 없이도 가상실험을 통해 물리 이론을 습득할 수 있어 학생은 물론 교사들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교보재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제이슨테크는 이 제품의 활용도를 더욱 확대, 각급 학교에 보유중이거나 기업체들이 폐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XT AT컴퓨터를 물리실험에 연계 활용할 수 있는 패키지의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를 위해 과학교육사업부를 별도로 구성했고 물리 마을의 영문 버전을 출시, 수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제이슨테크는 이미 몇개 나라에 견본을 보냈고 현지의 호응이 의외로 커 수출전망도 매우 밝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제이슨테크가 또 하나의 야심작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 모터설계 최적화 툴이다. 대부분의 부품을 국산화, 기술적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 국내 가전업계이지만 정밀 모터만은 일본등에서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국내에는 현재 영국제품 등 일부 모터 설계 툴이 도입돼 사용되고 있지만 도스 버전에 그치는 등 매우 저급한 수준이고 고급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 등은 기술 이전에 매우 인색해 자체 기술로 이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제이슨테크가 겨냥하고 있는 것은 간단한 스펙만 입력해도 최적의 모터를 설계할 수 있는 툴이다. 빠르면 내년 6월께 프로토타입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 역시 내수뿐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용이다. 이미 해외 디스트리뷰터까지 내부적으로는 일부 확보한 상태다.

제이슨테크는 이와함께 기존 EDA의 틈새시장을 공략할 제품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 이를위해 최근 아날로그 회로테스트 소프트웨어업체인 미국의 벤처기업 옵맥스의 지분도 일정부분 인수했다. 당장은 케이던스 같은 거인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들이 제공할 수 없는 부분의 솔루션도 있고 이곳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문의 420-6700.

<이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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