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식기세척기, 위성방송수신기 등 설치가 필요한 가전제품을 처음 구입할 때나 이사할 때 수반되는 소비자들의 설치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
실내기와 실외기를 연결해야 하는 에어컨은 벽걸이형 룸에어컨의 경우 대부분의 공조기기 전문대리점이나 설치전문점에서 6만원의 설치비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 가격은 실내기와 실외기와의 연결거리가 3m 이내일 때를 기본으로 책정한 것이고 연결거리가 1m 늘어날 때마다 1만∼1만5천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대당 2백만원 안팎의 패키지에어컨의 경우 기본설치비가 7만∼8만원이나 에어컨업체들이 설치비를 별도로 받는 데 따른 소비자들의 저항을 우려, 아예 판매가격에 포함시키고 있다.
이사를 하거나 에어컨의 위치를 옮길 때도 가전대리점이나 설치전문점에 의뢰를 하면 기본설치료와는 별도로 에어컨을 떼어내는 비용으로 2만∼3만원을 내야 한다. 이에 따라 룸에어컨을 옮겨 달 때는 8만∼9만원, 패키지에어컨은 10만∼11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또 에어컨에 냉매를 보충하고자 할 때는 3만∼3만5천원 정도를 내야 한다.
아파트 거주자의 경우 에어컨 실외기를 베란다가 아닌 외벽에 설치하고자 할 때 앵글과 같은 구조물을 설치해야 하므로 부담이 가중된다. 철제 앵글은 3만∼5만원이면 충분하지만 비를 맞아도 녹이 슬지 않은 알루미늄이나 스테인리스 소재의 앵글을 선택하면 10만∼20만원 가량의 추가비용이 든다.
즉 1백만원대 9평형 룸에어컨을 설치하는 데 따른 설치비 부담은 최저 6만원에서 최고 30만원 선에 이른다. 특히 에어컨 성수기인 5∼7월 말까지는 설치업자들이 일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의 설치비 흥정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도관과 연결해야 하는 식기세척기도 설치비가 든다. 처음 구입할 때는 대부분 가전대리점에서 가격을 할인해주는 서비스 차원에서 무료로 설치해야 하나 이사하거나 기존 위치에서 옮길 때는 분리비용 2만원을 포함한 5만∼6만원 가량의 설치비를 내야 한다.
최근 학교를 중심으로 보급되고 있는 위성방송 수신시스템도 설치비를 별도로 내야 한다. 세트톱박스, 파라볼라안테나, TV를 각각 1대씩 연결하는 기본설치비는 10만원 안팎이다. 설치비 차이가 큰 것은 설치업자들의 이동거리나 설치작업 조건에 따라 차등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설치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 가전업체 관계자들은 『설치작업의 상당부분을 외부 전문업체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다 부실공사가 되지 않도록 양질의 전문점과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적절한 서비스 마진을 보장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한편 가전제품의 설치비 부담은 새로운 상품기획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다. 즉 설치가 필요없는 제품이다. 최근 이동식 에어컨 전문업체인 헵시바산업은 설치가 필요없는 가정용 이동식 에어컨을 출시했다. 실내기와 실외기를 연결할 때 생기는 문 틈새를 막을 수 있도록 착탈식 단열재를 제공하면서 설치가 필요없다는 점을 판촉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는 이 업체의 아이디어는 설치비를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유형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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