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IBM, OS/2 판매포기설 반박 배경

판매중단에 이를 만큼 「OS/2」 경쟁력이 최악이라는 안팍의 평가에 대해 IBM이 강하게 부정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국IBM은 최근 IBM유럽총괄 윌리엄 이더링턴 사장이 한 통신사와의 회견에서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 『OS/2판매 포기』라는 기사가 지난주 잇따라 국내 언론에 인용보도되자, 즉각 『사실과 다르다』라는 해명성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미 본사의 요청에 따라 배포된 이 자료에서 한국IBM은 『IBM은 OS/2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으며 네트워크컴퓨팅 전략을 위한 인터넷, 인트라넷용 도구로 발전시켜 나갈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기사중 문제가 된 것은 『일반사용자 시장에서 운용체계 경쟁은 끝났으며 윈도95가 이 시장을 장악했고 IBM은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라는 부분. 이에대해 한국IBM은 『이는 단순히 현재 시장 환경을 묘사한 것 뿐이며 IBM이 일반사용자 시장에서 OS/2판매를 포기한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해명하고 있다.(여기서 일반사용자는 PC 기반의 개인사용자나 LAN에 크게 의존하지 않은 소기업 사용자들 즉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95와 겹치는 고객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번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내 사용자들, 특히 일반사용자들은 『OS/2에 대한 지원은 이미 2∼3년전부터 유명무실해지고 있다』고 전제하고 『판매가 계속되든 중단되든 달라질 것은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개인사용자와 달리 시스템 구축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금융기관등 기업사용자들은 이번 판매중지설과 IBM의 해명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더링턴 사장이 이번에 이미 윈도95쪽으로 대세가 기울어진 일반사용자 시장에 대해서만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본사차원에서 즉각적인 해명 보도자료를 낸 것에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IBM은 OS/2를 판매중지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은 사례를 들고 있다. 우선 올해부터 가속화된 본사 차원의 네트워크컴퓨팅 전략과 관련 OS/2의 효용가치가 인정된다는 점, 미국 은행의 33%가 OS/2를 서버로 사용중이라는 점, 한국의 경우도 굴지의 시중은행이 정보계업무를 OS/2 기반으로 구축한 곳이 있는가 하면 손해보험사에서도 전사적 전산솔류션을 개발중이라는 것 등이다.

이와함께 올해중 본사가 OS/2 기반의 통합 클라이언트패키지 「블루버드」를 발표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문제가 된 일반사용자에 대한 사례는 단한건도 명기하지 않아 해명성 보도자료의 핵심이 비껴갔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실제 OS/2 판매 포기설은 국내에서도 IBM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름대로 여러 가능성들이 나타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한 소프트웨어업체가 실시한 국내 PC 운용체계 사용조사에서 OS/2 사용자는 불과 0.4%로서 90.3%의 윈도95와 큰 대조를 이뤘다.

일반 응용소프트웨어 지원도 보잘 것 없어 OS/2용으로 보급되는 PC패키지로는 IBM이 합병한 로터스의 「스마트 스위트」와 넷스케이프의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 정도. 국산제품으로는 한국IBM과 서울대가 공동 개발한 문자인식 프로그램 「앙꼬르」와 한글과컴퓨터의 「한글 포 OS/2」 등이 있다.

마키팅과 영업 측면에 보면 일반사용자에 대한 OS/2 실상은 보다 적나라해 진다. 한국IBM의 경우 과거 PC사업본부를 계승한 LGIBM 등 단단한 조직을 거느리고 있지만 이제까지 단한번도 IBM 브랜드의 일반PC에 OS/2를 기본 운용체계로 탑재시킨 적이 없다. 한 중소PC업체가 일부 PC모델에 OS/2를 채택하겠다는 발표가 있었으나 결과는 유야무야된 사례가 있을 뿐이다.

현재 하이텔 등 PC통신에서는 개인이 중심이 된 OS/2 사용자모임이 결성돼 있으나 호응이 적어 활동상은 매우 미미한 편. 모임의 한 관계자는 『오로지 OS/2가 좋아 모임에 참가하고 있다』고 밝히고 『모임의 활성화를 위해 몇년전부터 한국IBM에 지원 요청을 해봤으나 현재까지 응답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업계의 한 관계자는 『IBM이 기업사용자분야는 다른 전략과 맞물려 계속 지원해나갈 것이지만 윈도95 등과 경쟁해야 하는 일반사용자 분야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IBM이 OS/2 판매중지설을 반박하는 것은 『OS/2가 IBM 전략의 중심인 네트워크 컴퓨팅 전략의 일환이어서 기업사용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라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서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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