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살롱] 부산은행 경영정보연구소 김형구 연구실장

다가오는 21세기 정보시대에 대비, 정부는 물론 자치단체 공공기관 할 것 없이 도시형 고부가가치산업인 정보산업을 육성하고 지역정보화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보산업은 하드웨어산업과 연계된 소프트웨어 데이터베이스 및 시스템산업의 기반이 없으면 균형발전이 어렵기 때문에 정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지원정책이 요구되는 산업이기도 하다.

부산에서는 그동안 소홀했던 정보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부산정보단지, 사이버박물관, 소프트마니아타운 등 정보산업 기반 확충에 나서는 등 지역정보화를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부산지역 정보산업 실태를 조사하고 지역정보화 및 지역정보산업 육성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김형구 박사(부산은행 경영정보연구소 경영경제연구실장)를 만나 부산지역 정보산업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부산지역 정보산업의 현황은 어떻습니까.

▲부산지역 정보산업은 하드웨어 관련업체가 전국의 3%, 소프트웨어 관련업체는 전국의 6%수준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이마저도 전문기술인력이 부족하고 정보산업 지원기반이 취약한 데다 규모가 영세해 자체 경영기반과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볼때 부산의 정보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수준입니까.

▲국내 정보산업은 수도권에 편중돼 있으며 지역 불균형이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전산원이 6대도시를 비교평가한 정보화기반시설 및 정보화수준을 보면 서울과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이 가장 높고 대구경북지역과 대전충청지역이 그 다음 순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산경남지역은 광주전남지역과 비슷한 수준으로 모든 기준이 전국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내 제2의 도시인 부산이 정보산업에서 뒤떨어진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부산은 정보산업기반이 취약한데다 업종별 조합결성이 미흡하여 동종 및 이업종간의 정보교류 및 공동대응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아 서울을 비롯한 타지역 정보업체에 지역시장을 잠식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기술의존도가 높고 기술개발투자가 부진, 자체기술개발 기반이 취약하며 전문기술인력 확보난으로 부산지역 정보산업체의 경쟁력이 매우 취약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산의 정보산업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을텐데.

▲우선 업종별 조합을 결성하고 정보교류센터를 설립해 부산지역 정보산업의 기술 인력 마케팅에 관한 종합적인 DB를 구축하고 공동활용함으로써 규모의 경제와 효율성을 높여야 합니다. 또한 종합정보산업단지를 조성해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관련업종의 집적효과를 통한 종합지원체제의 확립이 요구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업체의 노력은 물론이지만 부산시의 적극적인 정책지원이 필요하며 정보산업을 총괄하는 전담기구가 필요합니다.

-부산시는 스마트21위원회에 지역정보화분과위원회를 두고 있는데 이 위원회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겠습니까.

▲부산시가 지역정보화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지역정보화분과위원회를 구성하고 부산광역정보센터, 사이버해양박물관, 소프트마니아타운 등을 조성키로 한 것은 지역정보화와 정보산업 육성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그러나 정보산업을 종합적이고 효율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지역정보화분과위원회에 정책을 수립하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사이버해양박물관과 소프트마니아타운이 정보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일까요.

▲정보산업은 타산업분야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큽니다. 사이버해양박물관은 바다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수집, 데이터베이스화해 지역주민의 정보마인드를 확산시킬 것입니다. 소프트웨어마니아타운은 부산지역 정보관련 인재들에게 연구시설과 장비를 지원해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지역정보화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향후 부산지역 정보산업의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부산의 정보산업은 산업구조의 고도화와 부산정보단지, 초고속 정보망 추진 등 지역정보화 기반이 구축됨에 따라 유망도시형 산업으로서 무한한 성장잠재력이 있습니다. 부산의 특성을 고려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체계적인 지원기반을 확보하고 도시형산업으로 육성하면 향후 부산의 산업구조 고도화를 선도하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정보산업을 육성하려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이 제시되어야 합니까.

▲지방화시대를 맞아 각 자치단체들은 지역경제 활성화 및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정보산업 유치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세계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를 전략적으로 육성지원해야 하며, 부산의 지역특성에 맞는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정보산업육성계획이 선행돼야 할 것입니다. 부산의 정보산업이 자생력을 갖추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역특성상 해양 항만 수산부문을 집중육성해야 합니다. 이 분야는 부산이 전국을 배후로 삼아 중심지 기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 특화정보도시로 육성하는 길입니다. 특화정보산업을 육성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의 선도적 기능을 담당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김형구 박사는 지역정보화 추진과 정보산업 육성정책을 수립하는 데 필수적인 기초통계자료가 미비한 실정이라며 지역별 정보산업의 현황, 문제점, 기초통계자료 등 지속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부산=윤승원기자>

김형구 박사 약력

.1955년 출생

.1989년 부산대 경제학 박사

.1992∼95년 부산발전연구원 지역경제실장 부산시 중기재정계획심의위원

.1993∼96년 동의대 중소기업대학원 강사

.1995∼현재 부은경영정보연구소 경영경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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