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소비자불만 크게 늘어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무분별한 가입자 유치경쟁으로 소비자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에 접수된 휴대전화 관련 소비자 고발건수를 보면 올들어 휴대전화서비스 사업자간의 고객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 불만사례가 늘어 올해 초까지만 해도 한달에 평균 5건 정도에 그치던 소비자 고발이 최근 2,3개월 전부터 한달에 25∼30건으로 늘어났다.

피해사례도 그동안 휴대전화가 갖고 있는 기능상의 문제에서 벗어나 제품판매 및 소비자보호 분야로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지난 5월 고등학생인 강의석군은 길을 가다 우연히 18만9천원 하는 휴대전화를 판매원의 권유에 따라 충동 구매했다. 강군은 뒤늦게서야 자신이 보증금 20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 금액이 부담스러워 해약을 요구했으나 판매처에선 위약금 26만원을 추가로 납입해야만 해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판매원은 강군에게 특판기간중엔 1년간 해약이 불가능하다는 자체 약정을 고지하지도 않았으며 본사엔 강군이 미성년자가 아닌 것처럼 보고했다.

계약시 판매원의 설명과는 달리 통화가 원활치 않아 소비자가 낭패를 보는 경우도 허다하다.

서울에 사는 회사원인 홍영희씨는 서산지역에서도 통화가 가능하다는 판매원의 설명에 따라 휴대전화를 구입한 후 충남 서산의 대학에 재학중인 친구에게 선물했다. 홍씨는 친구에게 여러번 전화를 했지만 통화가 되지 않아 서비스 제공업체에 확인해보니 서산은 기지국이 설치돼 있지 않아 통화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홍씨는 판매원에게 해약을 요청했지만 판매원은 26만원의 위약금을 요구했다.

경남 거제시에 거주하는 이기철씨는 『자사의 시티폰을 이용할 경우 혼선 없이 깨끗한 통화가 가능하다』는 S이동통신 대리점 설명을 듣고 올해초 씨티폰을 구입했다. 하지만 막상 사용해보니 혼선이 없기는커녕 아예 통화가 되지 않아 환불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또 서울 답십리동에 사는 강석구씨는 지난 4월 18만5천원 하는 단말기를 포함해 총 66만원을 지불하고 휴대전화를 구입했으나 다음달 이를 분실했다. 새 단말기를 구입하기 위해 대리점을 찾았으나 대리점엔선 18만5천원에 판매했던 단말기를 50만원에 구매해야만 기존 전화번호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과거 번호를 포기하고 새 번호를 만들려면 기존 가입제비용이 유효하기 때문에 25만원만 더 내면 된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외에도 최초 가입시 대리점 측에서 지불하기로 했던 할부수수료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거나 구매권한 및 경제적 능력이 없는 미성년자에게 강매하는 등의 소비자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연맹의 한 관계자는 『이동전화 가입자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서비스 질은 제자리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데다 신규가입자 확보를 위해 곳곳에 가판대를 설치해두고 미성년자에게까지 강매하고 있다』며 『서비스 제공업체 및 이동통신 대리점들의 각성이 없는 한 소비자 피해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