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까지 침체국면에 시달렸던 반도체시장이 완연한 회복조짐을 보이자 하반기 반도체시장 변화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경기반전을 이끌 만한 호재와 주력제품 변화추이 등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업계는 우선 D램시장의 경기회복을 이끌 만한 호재로는 세계 PC시장의 상황이 아직까지 낙관적이라는 점을 꼽는다. 올해 세계 PC 수요는 상반기 실적부진으로 인해 당초 목표보다 약간 못미치지만 약 8천5백만대에 달해 17%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하반기 수요의 대부분을 MMX칩을 채용한 고기능 제품이 차지, 평균 메인메모리 용량도 34MB 이상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른 주력제품의 변화도 눈여겨 볼 만하다. 16MD램의 경우 하반기에는 고속 싱크로너스제품이 EDO제품을 누르고 주력제품으로 떠오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무엇보다 PC의 고기능화를 주도하는 칩세트들의 잇따른 출시가 싱크로너스제품의 수요를 본격적으로 촉발시켜 전체 16MD램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상반기 20%에서 하반기에는 50%까지 확대돼 EDO제품을 따돌릴 것으로 관측된다.
64MD램의 시장확대도 하반기 반도체시장 변화의 핵이다. 특히 4‘4분기 이후 일부 상위 PC기종의 메인메모리로 채용이 시작될 경우 본격적인 16MD램과의 비트 크로스 움직임이 일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64MD램 시장의 조기형성은 국내 반도체 3사에는 16MD램의 가격하락을 막는 동시에 수익성을 좀 더 확보케 하는 호재로 꼽힌다.
16MD램의 재고상황은 또 다른 관심사다. 이제까지의 낙관적인 경기전망에 반전을 가져올 최대 변수이기 떠문이다. 국내 반도체 3사가 현재 보유한 16MD램 재고는 업체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략 1∼2개월분에 달한다. 9월 이후 수요가 빠르게 살아나지 않는 한 이같은 누적재고가 해소되기는 힘들다.
여기에다 미국 마이크론 및 TI 등과 대만 신규 업체들이 본격적인 증산에 나설 경우 예기치 못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이는 더 이상 재고를 안고 갈 수 없는 한계상황이 올 수도 있으며 이럴 경우 곧 「죽고 죽이는」 국가간, 업체간 가격혈전이 벌어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결과의 심각성 때문에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워낙 D램이 급변하는 시장이라 무조건 배제할 수 만은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고민이다.
반도체협회 김치락 부회장은 『반도체시장은 철저하게 수요업체들에 의해 좌우되는데 이 수요업체들이 가격급등을 막기 위해 가능하면 신제품 출시 등 수요를 촉발시킬 만한 사실들은 숨기기 때문에 반도체업체들 입장에서 정확한 시장전망을 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하면서도 현재로선 회복조짐이 많는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반도체 3사 마케팅담당 임원들도 한결같이 『올 하반기에는 MMX칩의 본격적인 도입에 의한 멀티미디어환경의 PC시장 확대와 TFT LCD 가격하락에 따른 노트북PC 수요증가로 낙관적인 시장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내다보고 특히 『싱크로너스 16MD램과 64MD램의 시장이 조기형성될 경우 제품경쟁력 면에서도 일본과 미국, 대만업체들에 비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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