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PC 주변기기의 하나로 시장을 형성하기 시작했던 디지털카메라는 올들어 기존 아날로그(광학)카메라시장을 대체하는 본래 의미의 「카메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CMOS(Complementary Metal-Oxide-Semiconductor)형 고체촬상소자가 디지털카메라용 고체촬상소자의 대명사로 군림하고 있는 CCD(Charge Coupled Device)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CMOS형 고체촬상소자가 디지털카메라의 대중화 추세에 힘입어 저가보급형 디지털카메라의 촬상소자로 활발하게 채택되고 있는 것이다.
CMOS형 촬상소자의 단점은 해상도가 낮다는 점이다. 디지털카메라로 기존 아날로그카메라 수준의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적어도 1백만 화소급의 고해상도 고체촬상소자를 채택해야 한다. 이 때문에 카메라 업체들은 초기에 고해상도를 얻을 수 있는 CCD소자를 이용한 고성능 디지털카메라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들 제품은 1백만원 전후로 디지털카메라를 PC 주변기기용 정도로 사용하려는 다수의 일반 소비자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CMOS가 보급형 디지털카메라의 촬상소자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디지털카메라를 PC에 접속해 사용하려는 소비자들이 고화질보다는 가격이 싼 제품을 원한다는 점 때문이다. CMOS형 고체촬상소자는 CCD와 비교해 해상도는 크게 떨어지지만 소형화, 저가격화에 적격이다.
현재 제품화된 CMOS형 디지털카메라는 35만 화소급이다. 그렇지만 디지털카메라를 PC주변기기용으로 사용하는 일반 소비자들은 이 정도 수준의 해상도면 일상적인 작업이 충분히 가능하다. 해상도가 높아지면 그만큼 데이터량도 많아져 송수신 속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통신환경에서는 오히려 이 수준의 제품이 더욱 유용하다.
CMOS형 촬상소자를 채용한 디지털카메라를 가장 먼저 선보인 업체는 미국의 옵니비전 테크놀로지사다. 이 회사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CMOS형 촬상소자를 채용한 「윈 칩 카메라」를 미국시장에 투입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 제품은 고화질보다 저가격화를 우선한 것으로, 촬상소자의 화소수가 약 8만5천 화소에 불과하다. 올들어 지난 1월 사운드비전이 제품을 내놨으며 일본업체 가운데는 도시바가 이달 중에 CMOS형 이미지센서를 탑재한 디지털카메라 「PDR-2」를 시판한다.
CMOS형 촬상소자가 CCD와 비교해 화질이 떨어지는 이유는 CMOS형에는 고정패턴잡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1화소당 한 개 트랜지스터로 구성돼 있는 이 촬상소자는 트랜지스터의 흐트러지는 특성으로 인해 화면이 약화된다. 이것이 바로 고정패턴잡음이다.
그러나 CMOS형 고체촬상소자는 고정패턴잡음 문제를 안고 있는 대신 회로의 원칩화와 소형화, 저소비전력화, 저가격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장점은 최근 디지털카메라가 PC주변기기로 정착되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CMOS형 디지털카메라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은 CMOS형이 CCD를 대체하는 고체촬상소자로 성장할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그 이유로 CMOS형은 현재 PC주변기기용 디지털카메라시장에서 그 위치를 확고히 해 나가고 있다는 점과 기술개발과 더불어 점점 고성능화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실제로 미국 사운드비전사가 지난 1월 내놓은 「SV미니」는 80만 화소의 CMOS 이미지센서를 채용하고 있다. 또 옵니버전 테크놀로지사도 올해 안에 79만 화소의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며, 현재 35만 화소급 CMOS형 고체촬상소자를 시판하고 있는 도시바 역시 1백30만 화소의 CMOS형 고체촬상소자를 시험 제작해 놓고 있다. 따라서 고성능 디지털카메라용 촬상소자 시장 역시 CMOS의 공략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한편 CCD 촬상소자는 나름대로 디지털카메라의 주력 촬상소자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현재 20여개 회사에서 CCD촬상소자를 사용한 디지털카메라를 내놓고 있다. 출하된 제품들 가운데 상당수는 기존 아날로그 카메라와 비교해 손색없는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는 1백만 화소 수준의 해상도를 갖고 있다. 이들 업체는 현재 보급형 제품 제작을 목표로 CCD촬상소자의 저가격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 상태라면 CMOS 촬상소자가 저가 보급형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을 잠식해 저가제품은 CMOS, 고가제품은 CCD라는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양 촬상소자의 기술발전 여부에 따라 어느 한 쪽의 도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심규호 기자>
국제 많이 본 뉴스
-
1
내년 '생성형 AI 검색' 시대 열린다…네이버 'AI 브리핑' 포문
-
2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3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4
AI돌봄로봇 '효돌', 벤처창업혁신조달상품 선정...조달청 벤처나라 입점
-
5
롯데렌탈 “지분 매각 제안받았으나, 결정된 바 없다”
-
6
애플, 'LLM 시리' 선보인다… “이르면 2026년 출시 예정”
-
7
'아이폰 중 가장 얇은' 아이폰17 에어, 구매 시 고려해야 할 3가지 사항은?
-
8
삼성메디슨, 2년 연속 최대 매출 가시화…AI기업 도약 속도
-
9
美 한인갱단, '소녀상 모욕' 소말리 응징 예고...“미국 올 생각 접어”
-
10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