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시험장, 로켓발사장 확보 시급하다

미국의 무인화성탐사선 패스파인더호가 화성에 착륙, 화성표면에서 역사적인 탐사활동에 들어가는 등 국제적으로 항공우주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자체기술로 항공기, 로켓 등을 개발해 놓고도 이를 발사, 시험할 수 있는 시험장 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개발기술의 실용화 등 항공우주분야 기술개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에서도 한국항공우주연구소를 비롯하여 삼성, 현대 등 주요 그룹들이 항공우주산업과 관련한 연구개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연구개발과정에서 꼭 필요한 항공기의 비행시험장이나 로켓의 발사장이 없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가 우주개발 전문 정부출연 연구기관으로서 지난 93년부터 8인승 쌍발복합재료 항공기 개발에 착수, 올 2월 항공기 개발을 완료한 항공우주연구소의 경우 자체 실험비행장이 없어 삼성항공 소유의 민간시험장인 사천비행장에서 토, 일요일에만 비공식적으로 시험비행을 해야 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항공우주연이 개발한 각종 과학로켓에 있어서도 발사시험장이 없어 국방부 관할 안흥시험장에 의존하고 있는데 최근 우천으로 발사시험이 연기된 2단계 중형과학로켓의 경우 당국의 안흥시험장에 대한 엄격한 외부인 출입통제로 연구진 및 관련자들의 발사준비에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관계자들은 국방부가 지난해 이 시험장에서 개최한 1백55mm 자주포 발사시험때 보도진을 대거 초청, 홍보를 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 과기처가 주관하는 중형과학로켓 발사시험에서는 보도진의 출입마저 보안상의 이유로 통제하고 있어 형평성에서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관계자들은 특히 항공기의 경우 수많은 시험비행을 통해 안전성 검사를 해야하고 이를 통해 항공기의 성능개선, 신기종 개발 등을 추진해야 하는데도 자체 시험장이 없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로켓의 경우에도 발사장의 풍향, 기상조건 등의 데이터 수집, 민간기업과의 공동연구, 발사대설치 등에 따른 각종 작업에 있어서도 불편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에따라 쌍발복합재료 항공기 성능 보완, 2000년대의 중, 대형항공기 개발, 3단형 과학관측로켓 개발, 저궤도위성 발사체 및 시스템개발, 고체, 액체 로켓시스템개발 등 향후 항공우주관련 연구개발 시업 추진에 있어서도 계획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당국은 과학로켓 및 위성체 발사장 건립 후보지로 모기업이 과기처에 기증한 서해안 안흥 일대 5만평을 대상으로 타당성을 검토한바 있으나 도립공원으로 묶여 있는 이지역의 입지여건 등에 비추어 타당성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에따라 오는 2000년까지 과학로켓용 발사장 건설, 2010년까지 위성발사체용 발사장 건설, 2015년까지 과학로켓용 발사장 및 위성발사장 활용이라는 우주개발 중장기계획 추진은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관련업계는 위성체 발사장은 아태지역 항공우주 관련연구기관과 협의해 적도부근에 공동발사장을 건립하는 것이 보다 실용적이지만 항공기의 경우에는 항공우주연과 인접한 지역에, 비행거리가 짧은 과학로켓 발사장은 국내 남부지역을 대상으로 시험부지를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과학기술처 장경철 우주항공조정관은 『현재 국내의 경우 발사장 건립 입지조건이 나빠 위성체 발사장 건립은 어려운 실정』이라며 기술력이 갖춰지는 2010년경이나 돼야 관련 민간기업의 공동협력으로 발사장 건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상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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