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美 애플, 마지막 보루 교육용시장서 입지 흔들

애플컴퓨터가 마지막 아성인 학교에서마저 윈도업체들의 공세에 밀려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교육용 PC시장에서 최근 애플의 매킨토시 점유율이 하락세를 기록하며 어두운 전망을 던져주고 있는 것.

반면 윈도 컴퓨터는 확대일로를 달리며 조만간 이 시장까지 완전 정복해 버릴 태세다.

미국 정보기술(IT)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의하면 올 1, 4분기 총 31만여대 규모의 교육용 PC시장에서 애플은 업체별로는 25.7%의 점유율을 기록, 여전히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판매대수는 7만9천7백5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만6천96대보다 6천3백여대가 줄어들었으며 점유율도 35.4%에서 9.7% 포인트가 떨어졌다.

이에 반해 델컴퓨터, IBM, 마이크론 등 윈도 PC업체들은 모두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이 중 지난해 1분기 1만2천여대를 판매한 델은 올해 3만1천여대로 3배 가까이 늘어났고 시장점유율도 5%에서 10.1%로 껑충 뛰었다.

애플에게 먹구름을 드리우는 것은 이같은 실적뿐만 아니다.

올초 미국 교육분야 전문조사업체인 퀄리티 에듀케이션 데이터(QED)가 지역의 학교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내년도 컴퓨터 구입계획과 관련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매킨토시기종을 선택하겠다는 응답이 56%로 역시 지난해 조사때의 61%보다 떨어지는 결과를 보였다.

반면 DOS와 윈도기종의 구입계획은 지난해 37%에서 40%로 늘어났다. 사립학교에서 애플의 체면은 더 구겨진다.

올해 컴퓨터 구입에서 42%를 윈도와 DOS기종으로 결정했던 사립학교 관계자들은 내년에는 55%로 결정, 매킨토시 기종과의 관계를 역전시켜 버렸다.

이처럼 교육용시장에서마저 매킨토시의 입지가 약화되고 있는 것은 기업의 컴퓨팅환경을 윈도시스템이 지배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 기업에 적응하기 위해선 어차피 학교도 이와 같은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업체들의 마케팅전략이 먹혀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 윈도플랫폼 기반의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도 학교기관에서 윈도기종으로 눈을 돌리게 하는 요인이 된다.

게다가 교육용시장에서 애플의 최대 딜러 중 하나였던 에듀케이션 액세스가 애플과 결별을 선언하고 IBM과 다른 기종의 판매로 돌아선 것도 애플에겐 위기감을 느끼게 하는 요인이다.

한편 인터넷 이용의 폭발적인 증가와 맞물려 학교도 더욱 고성능 컴퓨터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어 PC업체들로서는 자연히 교육용 시장에 매력을 느끼게 된다.

이에 따라 업체들의 공세도 그 어느 때보다 거세질 수밖에 없다.

기업용 PC시장에서 직판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둔 델은 그 여세를 몰아 교육용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킨다는 계산이다.

이와 관련해 델은 최근 교육용 영업부문을 신설하고 이 시장에서 연 80%의 성장률을 기록한다는 목표를 자신있게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야심은 더 크다. 빌 게이츠 회장은 최근 5천여명의 학교관계자들이 모인 全美교육용컴퓨팅회의(NECC) 연설을 통해 학교 네트워크 구축과 관련, 고성능 윈도NT 서버에서부터 웹TV 세트톱박스에 이르기까지 학교 컴퓨터 기술에 대한 자사의 사업방향을 밝힘으로써 학교에서도 천하통일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이에 앞서 MS가 교육용시장을 겨냥해 18개월 전에 신설한 전담부서의 한 간부는 현재 이 교육용 컴퓨터사업이 연간 6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 MS내 고성장 분야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이러한 가운데 NECC에서 『교육용시장에서 애플의 비중은 여전히 막강하다』고 한 빌 게이츠 회장의 발언은 어쩌면 상대방에 대한 승리자의 여유있는 겸손처럼 들리기도 한다.

어쨌거나 애플은 경쟁업체들의 거센 도전에 맞서 마케팅전략이나 공급체계의 개선 등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지 못한다면 교육용시장의 1위자리에서 언제 밀려날지 모를 처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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