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WCA97」 통해 본 최신 기술동향

무선 케이블TV 접속망이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10여년전 미국 통신장비업체를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무선 케이블TV 접속망은 이제 미국을 비롯해 라틴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일부국가들에까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사업자가 선정된 케이블TV 2차 종합유선방송국(SO) 구역의 전송망사업자(NO) 지정대상에 무선접속 방식이 포함되는 등 이의 보급이 기정 사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제무선 케이블TV협회(WCAI)는 지난달 23일부터 3일간의 일정으로 미국 LA인근 애너하임에서 10차 연례 컨벤션 및 전시회(WCA97)를 개최했다. 국내 도입을 앞둔 케이블TV 무선접속망의 최근 기술동향과 향후 전망을 긴급 점검한다.

<편집자>

WCA97에 참가한 주요 관계자들은 최근의 움직임을 「무선 케이블TV의 여명」으로 설명하고 있다. 디지털화한 장비개발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사업자들의 채택도 증가추세를 보이는 데 따른 것이다.

최근 무선 케이블TV 보급확대 추세는 미국 등 북미중심에서 탈피,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의 무선 케이블TV 보급확대를 비롯해 라틴아메리카, 유럽 일부, 아시아지역 등에까지 무선 케이블TV접속망이 이용비중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 지난 95년 10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유선 케이블TV 사업자의 참여자격을 제한한 가운데 4백93개 지역을 대상으로 다채널다지점분배서비스(MMDS) 주파수를 공매함으로써 현재 2백20여 사업자가 활동하고 있다.

무선접속 방식을 이용한 이들 SO는 TCI, TWC 등 유력 유선망사업자들에 대항해 활발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비케이블TV 서비스 가입자 및 유선망 가입자가 주공략 목표다.

뉴욕에서 MMDS주파수를 공매받아 활동하고 있는 WCA사의 제이 조 씨는 『무선 케이블TV 서비스가 출범한 지 1년 남짓한 시점인데도 미국내 가입자 수가 1백만을 상회하고 있다』면서 『최근들어 유선망 이용자들의 전환이 늘고 있는 추세여서 양방향 서비스만 구현될 경우 가입자 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미국내 움직임의 상징적인 변화는 LA 등 서부전역을 대상으로 케이블TV 서비스 및 전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퍼시픽텔레시스사에서 나타난다. 퍼시픽텔레시스는 최근 4천만달러를 투자해 1백50개 채널을 송출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한 상태로 이달 초에는 이제까지 이용해왔던 유선망을 철거하고 MMDS만을 이용한 케이블TV 프로그램을 송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캐나다의 경우 디지털 전송서비스를 중심으로 무선접속 방식의 상용화가 급진전되고 있고 멕시코시티내의 한 무선SO는 55만명의 가입자를 확보, 전세계의 주목을 받자 멕시코 정부가 40개 도시에 대한 MMDS주파수 허가를 준비중이다.

지난해부터는 무선 케이블TV 접속망의 주활동 무대가 아시아, 남미, 유럽 일부국가로 전환되고 있다. 남미지역에서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최근 무선접속 방식의 대표주자로 각광받고 있으며, 브라질의 경우 지난 4월 4천여개권에 대한 MMDS주파수 공매원칙을 확정한 상태이다.

아시아지역에서는 중국,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무선 케이블TV 가입의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무선 케이블TV 접속방식에 대해 관심이 낮았던 유럽국가들도 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아일랜드에서는 90년 처음으로 MMDS를 도입한 이래 8만6천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4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유선 가입자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으며, 러시아에서도 MMDS송출이 새롭게 주목을 끌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하고 최근들어 무선 케이블TV 접속망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리고 있는 국가들의 공통점은 다채널방송서비스가 아직 발달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자본력이 다소 취약한 국가라는 점이다.

이들 국가에서 나타나는 공통적 특징은 MMDS 등 무선 케이블TV 접속방식의 장점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

뉴욕내 무선 SO사업자인 WCA의 제이 조는 『1백50개 채널 송출, 빠른 망 구축에 따른 조기가입자 확보, 경제성있는 투자 등 유선망을 압도하는 무선접속 방식의 특징들이 이들 개발도상국가를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무선 케이블TV 장비업자들의 기술개발 진전과 MMDS를 축으로 한 무선접속 방식의 장점, 케이블TV 가입자의 요구를 종합할 때 무선접속 방식의 케이블TV 서비스는 오는 98년 이후에는 기존의 유선접속 방식을 압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WCAI가 연례행사로 개최한 이번 WCA97의 특징은 주요 참가업체들이 디지털화를 전제로 한 전송장비, 세트톱박스를 대거 출품했다는 점이다. 세계 최대의 무선 케이블TV 전송장비업체중 하나인 EMCEE의 짐 스테파노 회장은 이번 출품업체들의 동향이 디지털화로 대표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 WCA97의 상임의장을 맡은 스테파노 회장은 『장비업체들의 디지털기술의 개발 확산에 따라 MMDS로 대표되는 무선 케이블TV시스템도 아날로그 채널의 5배인 최대 1백50개 채널까지 전송, 유선 케이블TV를 압도할 수 있게 됐으며 DBS와도 대등한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는 상태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EMCEE를 비롯해 CABLE AML, 코니퍼사, 캘리포니아 앰플리파이어, 데카슬론 커뮤니케이션스, ITS/ADC 등이 디지털 MMDS전송시스템을 선보였다. 또한 GI와 제니스가 디지털 세트톱박스를 출품했다.

이번 WCA97의 핵심적 내용은 양방향서비스의 구현으로 압축된다. MMDS 등 무선 케이블TV시스템은 지금까지 유선접속 방식으로부터 양방향서비스의 구현이 떨어져 경제적이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아왔으나 이번 행사에서는 이를 완전히 불식시켰다.

특징적인 시스템은 하이브리드 네트워크의 케이블 모뎀 및 서버를 이용한 인터넷서비스 구현이다. ITS, 코니퍼, PMI, 컴웨이브, 캘리포니아 앰플리파이어사 등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하이브리드사의 케이블 모뎀을 통해 다양한 인터넷 접속시스템을 구현했다.

ITS, 코니퍼, PMI 등은 ITS의 마이크로웨이브 트랜스미션시스템을 이용해 하향신호는 MMDS를, 상향신호는 WCS 또는 MDS를 통해 고속 인터넷서비스를 구현했으며 컴웨이브사와 캘리포니아 앰플리파이어사는 하향신호는 MMDS를, 상향신호는 일반전화선을 이용해 인터넷서비스를 구현했다. BNI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MMDS시스템을 이용, 고속 인터넷서비스 및 전화를 시현해 주목을 끌었으며 스탠퍼드텔레콤은 LMDS시스템에서 인터넷서비스를 구현하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무선 케이블TV에서 인터넷서비스를 시현한 이들 장비업체는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최근 무선 케이블TV의 양방향서비스 규제를 풀어줄 것을 약속한 상태여서 조만간 상용서비스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들 장비업체의 양방향서비스 구현 외에도 NDM사의 보브 슈미트 회장은 2년전부터 시험서비스에 나선 스카이링스(SKYLYNX)를 소개, 주목을 끌었다. 슈미트 회장은 『워싱턴과 산호세, 아르헨티나에서 지난 2년동안 고속 인터넷서비스를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이 시스템은 케이블 모뎀 하나를 통해 업무용 PC 20대까지 구현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美 애너하임=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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