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세탁기사업 재도약

LG전자가 세탁기 사업에서 새로운 비상을 꿈꾸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세탁기 사업에서 지난해보다 3백60억원 정도 늘어난 3천8백50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예상 이익의 규모도 2백억원대에 이른다.

심각한 위기상황까지 몰렸던 3년 전과 비교해 대단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LG전자는 지난 94년에 세탁기사업에서만 2백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세탁기 내수시장은 94년부터 역신장세로 접어들었다. 가구당 보급률이 한계상황인 90%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5월말 현재 지난해보다 5% 정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또 그때부터 세탁기시장에는 가격인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특별소비세 조정과 가격경쟁으로 세탁기업체들은 1년 사이에 평균 28%나 값을 낮춰야 했다.

세탁기업계는 극심한 경영위기에 몰린 것이다.

LG전자의 세탁기사업 역시 예외는 아니었는데 대규모 적자는 이를 그대로 반영한다.

『갑자기 불어닥친 상황에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손준 LG전자 세탁기OBU장은 그 때를 이렇게 말했다.

세탁기OBU가 불황 타개책으로 선택한 것은 히트상품의 발굴과 획기적인 경영혁신이다.

소비자조사 결과 세탁기에 대한 소비자불만은 세탁력, 헹굼력, 엉킴 등과 같은 기본기능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탁기OBU는 지금까지 제품 개념으로는 이 불만을 해소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고정관념을 깬 획기적인 상품의 개발에 착수했다.

그 결과 나온 제품이 「세개 더 세탁기」와 「통돌이 세탁기」다.

글로벌 상품으로 개발된 「세개 더」는 동남아, 중남미, 중동 등지에 수출돼 일부 나라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 나온 「통돌이」는 2위 업체와의 내수시장 점유율 차이를 3%포인트 이상 벌리는 인기상품으로 떠올랐다.

이들 인기상품의 개발보다 더욱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경영혁신 노력이다.

세탁기OBU는 1백여개 협력회사와 함께 엄격한 품질관리와 원가절감 혁신을 위한 활동을 벌였다.

업계로는 처음으로 모듈설계 기법을 도입하는 설계혁신을 단행해 어느 나라의 바이어의 요구에도 대응할 수 있다.

특히 TDR(Tear Down Room)활동을 통해 다양한 생산혁신 방안을 찾아냈다.

TDR는 기획에서 생산까지 부문별 직원들로 구성한 혁신팀이 자리한 방을 뜻하는데 「눈물을 흘릴 정도」까지 경영혁신에 대한 아이디어를 짜내는 활동이다.

이같은 혁신활동의 결과 세탁기OBU는 3년 전에 비해 생산 원가를 40%나 줄였으며 생산성도 2배나 신장했다.

손준 이사는 『혼이 담긴 상품을 만든다는 정신 아래 우리 직원들이 그동안 펼친 혁신활동의 성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금보다 더한 불황이 닥쳐도 자신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세탁기OBU가 최근 보여주고 있는 성과는 위기상황을 오히려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성공한 적절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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