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準太
88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91년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 석사
95년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 박사
95년∼현재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초기술연구부 선임연구원
통신서비스의 영역이 음성에서 데이터, 동영상 등으로 확대되면서 대용량 통신기술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70년대 초 저손실 광섬유가 개발된 후 이를 전송매체로 하는 광통신 연구가 본격화되어 현재 국간 및 장거리 전송에 10Gbps(초당 10비트)급 디지털 광전송 시스템이 사용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정보사회로 일컬어지는 21세기가 되면 통신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는 더욱 다양해지고 이를 만족시킬 서비스의 개발과 함께 실감통신으로의 발전이 예상된다. 미래의 통신수요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테라비트(Tbps:초당 10¹²비트)급 광통신 체계가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십Gbps 정도인 전자소자의 속도한계를 극복하고 전송용량을 높일 수 있게 광신호를 직접 다중화하는 파장분할 다중(WDM)과 광시간분할 다중(OTDM)방법이 개발됐다.
OTDM은 빛의 높은 주파수 특성을 이용하는 광다중 기술이다. 광통신에 많이 이용되는 1.3 또는 1.5 파장대의 경우 전송대역폭이 빛의 주파수인 2백T㎐ 정도다. 하지만 광전송로로 사용되는 광섬유의 손실 특성으로 다시 두 대역 모두 대역폭이 약 15T㎐씩 총 30T㎐로 제한된다. 때문에 장거리 전송시 발생하는 광손실을 보상하기 위한 광증폭기가 필요하다. 1.3파장 대역에는 마땅한 증폭기가 없다.
1.5파장 대역에서도 어븀 광섬유 증폭기의 이득영역이 30㎚ 내외다. 따라서 현재 광통신에 이용 가능한 최대 전송대역폭은 약 4T㎐다. 물리적으로 1㎐당 1비트를 싣게 돼 있어 최대 전송용량은 약 4Tbps 수준이라 할 수 있다. 더 높은 전송용량을 얻기 위해서는 새로운 전송 매질, 새로운 파장과 더 넓은 대역에서 작동하는 광증폭기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또 몇Tbps로 제한된 용량을 충분히 이용하는 전송기술을 확보해 예상되는 통신수요에 대비해야만 한다.
실험실 수준의 전송결과로는 WDM으로 2.6Tbps, OTDM으로 4백Gbps, 그리고 WDM/OTDM 혼합형으로 1Tbps 정도다. OTDM방식은 안정된 극초단 광펄스 생성, 광섬유의 분산 보상, 손실 및 분산 특성이 좋은 광섬유 제조, 고속 광시간분할 다중 및 역다중 신호처리 등의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테라비트급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광섬유를 이용할 경우 전송용량과 전송거리 등을 제한하는 것은 광펄스의 폭이다.
예컨대 1테라비트급 전송용량을 얻기 위해서는 수신부의 채널간 누화 등을 고려할 때 약 4백펨토초(10¹초)의 광펄스가 요구된다. 또 1.5 광통신대에서 어븀 첨가 광섬유 증폭기에 의한 한계 전송용량을 모두 이용하기 위해서는 1백펨토초 이하의 광펄스가 필요하다. 반도체 레이저는 이득 선폭의 푸리에 변환으로부터 1백펨토초 이하의 광펄스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실제 얻어진 최단 광펄스 기록은 1.3에서 2백90펨토초, 1.5에서 1백85펨토초다.
이 값들은 안정된 발진을 위해 가져야 할 공진기 조건 때문에 제한된 것이다. 따라서 현재 반도체 레이저 광원으로 1.5 광통신대의 한계 전송용량을 모두 이용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레이저를 이용해 얼마나 짧은 극초단 광펄스를 얻을 수 있느냐는 것은 이득 매질의 선폭이 얼마나 넓은가, 변조함수에 의한 광펄스 압축효과가 얼마나 큰가, 그리고 공진기의 분산 및 비선형 특성이 얼마나 좋은가 등에 따라 좌우된다. 특히 최단 광펄스 폭은 이득선폭과 푸리에 변환관계를 가지므로 이득선폭이 더 넓은 매질을 사용할수록 더 짧은 광펄스를 얻을 수 있다. 이득선폭이 수백㎚로 매우 넓은 색소나 티타늄, 사파이어 같은 물질이 극초단 광펄스를 얻기 위한 이득매질로 각광을 받아왔다.
하지만 시스템 부피가 매우 크기 때문에 광통신용으로는 부적절하며 또 레이저 구성 및 유지에 많은 비용과 노력이 요구된다. 반면 광섬유 레이저는 비록 이득선폭은 위의 물질에 비해 좁지만 시스템의 부피가 매우 작고 유지 관리가 쉬우며 적은 비용으로 안정된 극초단 광펄스를 생성할 수 있다. 그런만큼 광섬유 레이저는 테라비트급 광통신을 위한 극초단 광펄스원으로 이용 가능하다.
광섬유 레이저의 이득매질로 가장 많이 연구된 어븀 첨가 광섬유의 전형적인 이득영역은 약 30㎚ 정도로 약 1백 펨토초 내외의 광펄스를 얻을 수 있다. 1백 펨토초는 머리카락 굵기의 빛이 1초에 지구 둘레의 일곱 바퀴 반 거리를 진행할 만큼 짧은 시간이다. 펄스폭의 관점에서만 보면 1백펨토초 광펄스는 약 4Tbps의 OTDM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1.5 광통신대 어븀 첨가 광섬유 증폭기의 이득영역에서 한계전송용량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레이저로부터 극초단 광펄스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광펄스 압축효과를 얻기 위한 변조함수가 필요하다. 가장 많이 이용되는 변조함수가 레이저에서 발진하는 여러 종모드들간에 일정한 위상관계를 갖도록 하여 높은 출력의 짧은 광펄스를 생성케 하는 기술인 모드록킹이다. 위상관계를 갖게 하는 에너지가 외부 것이냐 또는 공진기 자체 것이냐에 따라 능동형 모드록킹과 수동형 모드록킹으로 구분된다.
능동형 모드록킹은 공진기 안에 변조기를 내장, 외부에서 구동신호를 가해 빛의 진폭, 위상 등을 변조하는 방법이다. 광섬유 레이저에는 LiNbO₃, 전계흡수 변조기 등이 많이 쓰인다. 수동형은 빛의 세기에 투과율이 비례하는 특성을 갖는 포화흡수체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주로 광섬유의 비선형 효과를 이용한 비선형 거울(NOLM 또는 NALM)과 비선형 편광회전(NPR)을 이용한 포화흡수체 기능을 구현한다. 동일한 이득매질과 소자로 광섬유 레이저를 구성했을 때 레이저로부터 직접 얻을 수 있는 광펄스의 폭은 수동형 모드록킹이 능동형에 비해 짧다.
능동형은 변조함수가 외부에서 걸어주는 변조신호에 따라 고정됨에 따라 압축효과도 일정하다. 변조기 구동신호의 주파수가 높을수록 커지는 것이다. 구동 주파수가 몇십G㎐인 경우 발생하는 광펄스의 폭은 대략 몇 피코초 정도다. 따라서 능동형으로 모드록킹된 광섬유 레이저는 압축효과에 제한되어 이득선폭의 변환한계인 1백펨토초의 펄스를 얻기 어렵다. 수동형은 광펄스 자체가 변조함수이므로 광펄스가 짧아지면 변조함수도 변해 지속적인 압축효과를 얻을 수 있다.
수동형에서 펄스 압축효과의 한계는 포화흡수체의 흡수 회복시간에 의해 결정된다. 광섬유의 비선형 효과를 이용하는 포화흡수체의 흡수 회복시간은 몇 펨토초다. 수동형 모드록킹을 통해 어븀 첨가 광섬유의 변환한계인 1백펨토초의 광펄스를 얻을 수 있다. NALM을 이용한 8자형 광섬유 레이저 구도에서 98펨토초, NPR를 이용한 고리형 구도에서 65펨토초의 극초단 광펄스 생성결과가 발표됐다. 희토류 원소를 첨가한 광섬유 레이저로부터 직접 출력되는 최단 광펄스 기록은 니오디뮴이 첨가된 광섬유 레이저에서 얻은 32펨토초다.
극초단 광펄스의 응용에 있어 또 다른 중요한 성질은 펄스의 반복률이다. 능동형 모드록킹의 경우 변조기에 가해주는 구동 주파수를 높여 반복률을 올릴 수 있다. 구동 주파수를 공진기 기본 주파수의 조화 주파수에 일치시키기 때문에 조화모드록킹이라고도 부른다. 능동형으로 얻을 수 있는 최대 반복률은 사용되는 광변조기의 구동속도에 제한되지만 몇십G㎐ 정도다. 최근 LiNbO₃, 변조기로 2백G㎐의 반복률을 얻은 유리수 조화모드록킹 기술이 발표됐다.
비록 출력 광펄스의 강도가 일정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지만 반복률을 구동 주파수 이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광섬유의 비선형 효과를 이용하는 수동형 모드록킹가 충분한 비선형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몇m에서 몇㎞ 길이의 광섬유가 필요하다. 수동형의 반복률은 공진기 길이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몇M㎐로 능동형에 비해 매우 낮다.
따라서 극초단 광펄스를 생성하는 수동형의 특성을 살리면서 반복률이 낮은 단점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으로 8자형 레이저의 선형고리부에 부고리 공진기를 붙인 방법, 외부공진기를 이용해 되먹임하는 방법 등이 소개되도 이들 방법은 몇백M㎐ 정도로 반복률을 올릴 수 있었다.
어븀 광섬유 레이저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전체 공진기의 분산 값이 음이 되면 분산과 비선형 효과가 조화를 이루어 솔리톤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수동형으로 모드록킹된 광섬유 레이저에서 나오는 솔리톤 광펄스는 기본 솔리톤 에너지로 에너지가 양자화되며 이런 기본 솔리톤들이 매우 불규칙하게 발생된다. 광펌프 출력에 따라 광섬유 횡방향으로 여기되는 음파를 이용한 방법, 이중 포화흡수체를 사용한 방법으로 불규칙한 솔리톤을 안정화시켜 몇G㎐까지 반복률을 올린 결과도 있다. 광섬유 솔리톤 레이저는 분산의 절대 값이 작을수록, 광섬유 길이가 짧을수록 더 짧은 광펄스를 생성한다. 광섬유 레이저를 통해 쉽게 얻을 수 있는 솔리톤은 장거리 광통신, 광신호처리, 광논리소자 등을 위한 광원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광섬유 극초단 광펄스 레이저는 일반적으로 공진기의 길이가 매우 길어 온도, 음향 등 주변 환경의 영향을 쉽게 받는만큼 출력이 불안정한 문제점이 있다. 때문에 실제 광펄스 레이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불안정한 출력을 안정화시켜야만 한다. 광섬유 레이저의 불안정한 출력은 주로 광섬유의 길이변화로 인한 펄스의 요동과 복굴절 변화로 인한 편광변화로 나타난다. 편광에 따른 출력변화를 안정화시키 위해 편광유지 광섬유로 만든 거울과 패러데이 회전거울로 공진기를 구성한 시그마 형태의 레이저 구도가 발표됐다.
광섬유 극초단 광펄스 레이저에 대한 연구는 세계 유수의 연구집단들에 의해 지난 10년간 집중적으로 수행되어 왔으며 국내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기초기술연구부가 최근 3년여 동안 이의 연구에 몰두, 많은 발전을 가져왔다. 수동형으로 모드록킹된 레이저에서는 고리형 광섬유 레이저 구도의 수동형 모드록킹을 통해 65펨토초의 극초단 광펄스 생성, 발진 및 편광 특성이 향상된 알파 레이저 구도를 창출하고 또 20㎚ 범위의 파장가변 레이저 창출, 반복률을 높이기 위한 지연광경로 방법 개발 등의 성과를 얻었다. 능동형으로 모드록킹된 광섬유 레이저에서는 변조기의 조화주파수를 이용하는 모드록킹, 광학적 변조방법으로 10G㎐의 반복률을 얻은 조화모드록킹 등의 결과를 얻었다. 또 수동형 모드록킹의 장점인 짧은 광펄스 특성과 능동형의 높은 반복율 특성을 살리기 위해 능동/수동 혼합형 모드록킹 구도도 발표했다.
전세계 수많은 연구진들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구축된 광섬유 극초단 레이저 기술은 이제 몇몇 회사를 통해 부분적으로 상품화하는 등 연구단계에서 실용화단계로 서서히 접어들고 있다. 응용분야도 초고속 대용량 광통신뿐 아니라 의료용 광단층 촬영장치, 광학적 샘플링, 초고속 현상분석, 레이저 분광학 분야 등으로 점점 확대되는 중이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사용된 덩치 큰 극초단 광펄스 레이저들에 비해 제작이 쉽고 경제적이며 소형으로 사용이 간편하면서도 안정된 극초단 광펄스를 얻을 수 있는 광섬유 레이저에 대한 수요와 그 역할 또한 점점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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