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음반제작사 세대교체 바람... 2세 경영체제 돌입

중소 음반제작업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국내 음반시장은 지난 50,60년대 당시 20대후반과 30대 초반의 젊은이들로 구성된 신세대들이 지구레코드,성음,아세아레코드,오아시스 등을 설립하면서부터 본격화됐다.임정수,이성희,손진석,최치수씨 등이 바로 그 주역이다.음반사업에 종사하고 있는 웬만한 사람들이나 가수들은 이들을 거쳐 성장했고,이들이 운영하는 회사는 국내 음반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메카였다.

그러나 이들 창업 1세대들은 외국직배사와의 생존경쟁이라는 과제를 남겨 놓은 채 점차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있다.이들 대부분은 이미 나이가 70대를 넘어서 새로운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어려운 실정이다.이에따라 최근들어 젊은 감각의 2세 경영진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는것이다.

지구레코드의 임정수(74세) 사장은 90년대 들어 대외적인 업무만을 관장한 채 맏아들인임재우(40대 중반) 부사장에게 사내 주요 업무를 맡기고 있다.또 아세아레코드는 지난 87년 창업주인 최치수 사장이 사망하자 맏사위인 박경춘(48세)씨가 경영주로, 막내아들인 최용대(37세)씨가 이사로 취임했다.

또한 성음은 창업주인 이성희(72세)씨가 지난 94년 회장직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맏아들인 이승배(41세)씨가 대표직을 승계했으며 오아시스 역시 창업주인 손진석(69세)사장의 맏아들이 경영일선에 참여해 사내 주요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90년대 들어 음반기획에 주력하던 40대의 젊은 음악인들이 라인음향(대표 사맹석),예당음향(대표 변대윤),도레미레코드(대표 박남성),신라음반(대표 우한호) 등을 설립하면서 제작사로 전환,기존 음반사의 2세 경영진과 함께 신세대 경영그룹을 구축했다.

이들 신세대 경영진은 공격적인 경영방식을 도입해 신인가수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멀티미디어 사업을 모색하는 등 창업 1세대들과는 또 다른 새로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변화움직임은 아직 급변하는 국내 시장환경에는 크게 못미친다는 평가다.대기업과 외국 직배사들이 음반시장에 본격 진입하면서 중소음반사들을 크게 위협하면서 이들의 설자리를 빼앗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중소음반사들은 30,40여년 동안 지속된 경영방식에 안주, 새로운 시장환경대응에상당히 늦었다는 지적이다.신라음반의 우한호 사장은 『국내 음반시장의 세대교체는 이미 80년대부터 이루어졌어야 한다』라고 지적한다.

즉 80년대 말부터 본격 등장한 멀티미디어시장과 외국 직배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경영방식과 경영인이 필요했고 이들에 의해 음반사업이진행됐어야 한다는 것이다.하지만 아직도 국내 음반시장은 중소 기획, 제작사들이 이끌고 있으며 특히 가요시장의 경우대기업과 직배사들의 이들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음반업계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음반시장은 2세경영진들과 신규음반사의 젊은 경영진들이 어떠한 방식의 경영과 사업을 전개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국면을 맞이 하게 될 것』이며『아울러 외국 직배사와 대기업에 맞선 중소 제작사들의 존재형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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