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폰 단말기 공급업체들이 사업을 계속할 것인가를 놓고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지난 3월부터 시티폰 상용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만 판매실적이 당초 기대에 영 못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시티폰 상용서비스 초기에는 단말기의 절대 공급물량이 달려 한동안 짭잘한 재미를 봤으나 신규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나타나면서 자칫 적자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티폰 공급사들이 가장 우려했던 개인휴대통신(PCS)상용서비스가 당초 예상보다 대폭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입자 확보가 날이 갈수록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서비스될 PCS보다 당장 발등의 불처럼 단말기 공급사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는 것은 기존 디지털 이동전화 단말기 가격의 급락현상이다.
SK텔레콤, 신세기통신 등 이동통신사업자들간 가입자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연초 30만원대 밑으로 떨어졌던 단말기 가격이 최근 10만원대로 급락하더니 최근에는 1만원대의 단말기까지 등장,상대적으로 시티폰의 매력이 점점 퇴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티폰의 가장 큰 장점은 「저렴한 요금」과 「싼 단말기」.
이 가운데 「단말기 가격」이라는 장점이 사라져 버리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단말기 공급사의 한 관계자는 『이동전화 단말기 가격이 연말께 가서야 떨어질 줄 알았지 이처럼 서비스 초기부터 시티폰가격과 같은 가격대를 형성할 줄은 미쳐 몰랐다』며 『만약 이같은 일을 미리 예상이라도 했다면 사업초기부터 사업을 전면 재검토했을 것』이라고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무선호출기(삐삐)와 시티폰을 겸하고 있는 업체들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하지만 설비를 외국으로부터 고스란히 들여왔거나 미리 부품을 확보한 업체들은 경영전반에 걸친 타격이 심각한 상황이다.
실제로 시티폰 단말기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T社, A社 등은 지금까지의 무리한 설비투자와 판매부진으로 적자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사업포기를 심각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에서 40%이상을 차지해 버린 상황에서 나머지 중소업체들의 시장상황이 어떻다는 것은 불을 보듯이 뻔하지 않느냐』면서 『특히 설비를 새롭게 구축한 업체의 경우 최소 2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월 2만대 이상은 팔아야지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으나 말처럼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티폰 단말기 사업이 당초의 기대보다 저조한 판매실적을 보임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해외수출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시티폰을 상용서비스하고 있는 국가가 인도네시아, 대만 등 극소수에 불과해 국내 업체들의 해외수출 전망조차 그리 밝지 않다는 데 이들의 고민은 더욱 커지고 있는 형편이다.
『단말기를 개발만 해놓고 출시를 하지 않은 업체들이 이 시점에서는 오히려 더 부럽다』고 밝힌 업계 관계자의 자조섞인 얘기가 시티폰 단말기 시장의 현주소를 대변해 주고 있다.
<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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