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미국 WTO제소 결정

정부는 미국의 한국산 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키로 최종 결정했다. 통상산업부는 재정경제원과 외무부 등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미국의 삼성전자 컬러 TV에 대한 반덤핑 조치를 다음달 중에 WTO에 제소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가 지난 95년 WTO체제 출범 이후 외국 정부의 불공정 행위를 이 기구에 제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첫 제소상대가 우리의 최대 무역상대국이며 각종 분야에서 통상마찰을 빚거나 갈등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국내외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이와 함께 미국의 D램에 대한 반덤핑조치에 대해서도 다음 달 16일에 예정된 미국의 확정판정에서 국내 업계의 철회신청이 받아 들여지지 않을 경우 WTO에 제소할 방침이다.

이강현 통산부 통상무역실장은 정부가 그동안 공한발송과 각종 양자회담 등을 통해 미국에 대해 반덤핑 조치를 시정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이행되지 않아 WTO 제소를 통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컬러TV는 지난 86~91년까지 6년동안 미국으로부터 0.5%의 미소 덤핑마진 판정을 받았고 91년 이후에는 직접 수출이 중단된 상태에 있는데도 반덤핑조치를 철회하지 않아 작년 6월에 WTO제소를 추진했으나 미측이 삼성전자의 재심요청을 받아들여 이를 유보했었다.

정부는 그러나 미국이 재심시한인 1년이 경과한 25일 현재까지 이를 종결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미국의 우회덤핑조사 개시, 재심 및 우회덤핑조사 지연 등이 모두 WTO협정에 어긋난다고 판단, 제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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