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용 OTP MCU시장 「춘추전국시대」

그동안 미국 마이크로칩社가 독점해온 국내 범용 OTP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시장에 모토롤러,SGS톰슨 등이 사업을 강화하고 삼성전자가 신규로 뛰어드는 등 후발업체들의 시장참여가 늘면서 선, 후발업체간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범용 OTP(One Time Programmable)타입 MCU는 그동안 소형가전제품, 리모콘, 자동차 경보기, 충전기, 완구 등 소량으로 생산되는 전자제품을 중심으로 채용되다가 최근에는 전자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크게 단축되면서 진공청소기와 같은 모델 변화 속도가 빠른 제품에까지 적용되는 등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반도체 메이커에 대량 주문을 내는 마스킹타입의 MCU는 가격이 저렴한 반면 발주기간이 보통 2달 이상 걸리고 한번 제작하면 프로그램 수정이 불가능하다는 단점과 함께 구매자는 재고부담이라는 위험요소를 안게 된다. 이에 비해 OTP타입 MCU는 1∼2주면 구매가 가능하고 사용자가 MCU의 프로그래밍을 바꿀 수 있어 제품 개발후 발생하는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마스킹타입 MCU를 발주하기 전에 개발한 회로의 이상 유무 등을 확인하기 위해 사용해온 기존 OTP타입 MCU의 가격이 마스킹 타입의 2∼4배에 달한데 반해 이들 업체가 공급하는 범용 OTP MCU는 최근 개당 1달러선에까지 공급되고 있어 가격우위를 바탕으로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2천6백만달러 상당의 범용 OTP 마이크로 컨트롤러를 국내에 공급한 마이크로칩 한국지사는 최근 LG전자,삼성전자의 진공청소기 모델에 자사칩을 공급하고 대형 가전업체 공략에 나서고 있다. 또 기아, 현대 등이 생산하는 월 1만대 미만의 자동차모델에 탑재되는 MCU용으로도 자사 칩을 공급하는 등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 MCU시장 점유율 1위업체인 모토롤러도 최근 가격을 대폭 내린 범용 OTP제품을 앞세워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나섰으며 SGS톰슨도 8비트 범용 OTP MCU인 「ST62」시리즈를 1∼5달러선에 선보이고 국내 소형가전제품이나 LCD구동 및 완구용 등 MCU시장을 대상으로 활발히 마케팅을 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4층의 EP롬 구조를 사용해 마스킹타입 MCU와 같은 크기의 칩(다이)를 적용해 제품가를 낮춘 리모콘용 8비트 OTP 마이컴 「KS88P0916」를 개발, 양산에 성공하고 범용 OTP MCU 시장에 뛰어 들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이를 기반으로 한 범용 OTP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이를 소량생산제품 뿐만 아니라 자사의 전화기나 TV 등과 같은 양산제품에까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라이프사이클이 6개월 이내인 전자제품의 경우 OTP MCU가 마스킹 MCU의 1.3배 이내의 값에 공급될 경우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보고있어 전자제품의 빠른 모델변화 추세에 맞춰 범용 OTP MCU시장은 향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유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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