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한창, 디지털 휴대폰 사업 "진퇴양난"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디지털 이동전화 단말기를 수입해 한동안 짭짤한 재미를 봤던 코오롱정보통신과 한창이 향후 이동전화 단말기 사업의 진로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정보통신등 국내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이 날로 확대되고 있는 데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사업기반을 마련키 위해 추진해온 단말기 직접 생산 방안이 여전히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이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은 시장 점유율 급락이다.

일본 소니사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코오롱정보통신은 지난 해 제품의 조기공급과 신세기통신의 할판공급 등이 맞아떨어지면서 개통실적 기준으로 7만대,약 4백억원 정도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또한 퀄컴사의 제품을 수입 공급하고 있는 한창도 신세기통신의 할판공급에 힘입어 6만대, 3백40억원 정도의 매출실적을 각각 올리는 등 지난해까지만 해도 CDMA단말기 시장에서 상당한 두각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이들 양사는 올해에는 지난 해보다 적게는 두배에서 많게는 7배가량의 매출실적을 달성한다는 내용의 공격적인 마케팅정책을 수립, 이 분야의 사업을 강화했었다.

코오롱은 올해 3천억원(60만대)정도를, 한창은 7백억원(15만대)정도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양사의 이같은 장미빛 사업계획이 현재로선 물거품으로 끝날 공산이 점차 커지고 있다.

국내 단말기 공급사들이 제품출시가 늦어 상대적으로 시장을 급속히 잠식했던 이들 공급사들은 최근들어 국내업체들이 성능면에서 월등한 후속모델을 잇따라 출시함에 따라 시장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코오롱은 5월 말 현재 당초의 목표치에 비해 턱없이 모자라는 8만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을 뿐이며 한창도 고작 5만5천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들을 더욱 곤경에 빠뜨리고 있는 것은 CDMA원천기술사의 기술도입을 통한 국내 생산문제.

코오롱(소니)과 한창(퀄컴)은 예정대로라면 늦어도 올 상반기중에는 이들과 기술도입 계약을 마치고 최소한 생산설비 구축 등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어야 하나 사정이 여의치 않아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코오롱은 지난 해 하반기부터 소니와의 기술제휴를 통해 그동안 OEM방식에서 탈피, 개인휴대통신(PCS)단말기 분야에서는 직접 생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웠으나 최근들어 이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CDMA원천기술 보유사인 퀄컴사가 소니와 코오롱과의 밀월관계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고 있어 의도대로 시업이 진행되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사정은 한창도 마찬가지다.

당초 한창은 올 초부터 퀄컴사로부터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하고 2차모델은 전량 국내에서 생산키로 하고 물밑작업을 추진했으나 퀄컴사의 제품개발이 예정보다 늦어져 오는 7월께 가서야 제품이 출시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선보일 제품(모델명 QCP820)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 제품을 국내로 수입 공급해야할 처지다.

특히 CDMA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에게 칼자루를 거머쥐고 있는 퀄컴이 해태전자에게 PCS기술이전 계약을 먼저 체결하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은 전개되고 있다.

결국 양사는 현재 사업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키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으나 이같은 악재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사업포기」로까지 이어질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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