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정보기술의 성패가 디지털 기술에 달려 있다. 그만큼 디지털 기술문제가 우리 정보통신업계의 절실한 과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 최근 본사가 주최한 「SEK/윈도우즈 월드」 개막식에서 「정보화산업의 현재와 미래」란 주제의 기조연설을 통해 다가오는 정보사회는 「디지털 신경체계(DNS;Digital Nervous System)」로 이뤄지는 전혀 새로운 세상이 될 것이라는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빌 게이츠 회장은 앞으로 기업이나 국가의 경쟁력은 디지털 정보가 살아 숨쉬고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느냐의 여부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조만간 DNS지원이 가능한 5백달러 이하의 네트워크 컴퓨터(NC)를 내놓고 내년초까지는 「멤피스」와 「윈도NT 5.0」을 발표해 DNS전략을 구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빌 게이츠의 이같은 전망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첨단 정보기술을 고려해 볼 때 21세기의 진로를 속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정보통신기술을 주도하는 기업이며 미래에 남다른 혜안을 갖고 있는 빌 게이츠 전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가 빌 게이츠 회장이 이번 세미나에서 밝힌 저가의 네트워크 PC 출시계획 이외에도 지난해부터 디지털 방송기술이 뛰어난 뉴스방송 전용 케이블인 MSNBC에 자본금의 50%를 투자한 데 이어 최근에는 케이블TV 운영업체인 컴캐스트사에 10억달러의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앞으로 다가올 「DNS시대」에 대비하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
특히 요즘 디지털 방식에 의한 위성방송과 통신기기, 네트워크 컴퓨터 등 DNS를 지원하는 각종 정보통신기들이 속속 개발되어 머지않아 기업이나 가정에서 디지털로 정보를 주고받을 게 분명하다. 이제 디지털 신경체계 구축을 통한 정보제공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심은 상당히 높다. 지난 90년대 초반부터 가전업체들은 공동으로 고선명(HD)TV 개발을 추진하면서 디지털 영상정보 전송에 대한 기술을 부분적으로 축적했으며 이동통신기기업체들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통해 디지털 이동통신기술을 주도하고 있다. 무궁화호 위성발사를 통해 디지털 방식에 의한 위성방송도 구체화하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분야에서 우리의 수준은 아직까지 미국, 일본 등 외국 선진국과 비교해서 미흡하기 짝이 없다. 국제지표상으로 우리의 디지털 기술수준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는 없지만 미국과 일본의 3분의 1 수준에 그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이러한 상황으로는 빌 게이츠가 예언한 인체의 신경조직과 같은 역할을 하는 디지털 신경체계 구축은 요원한 얘기일 수밖에 없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기술중심으로 급속히 바뀌어가고 있는 정보통신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업계는 물론 정부차원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우선 정부는 디지털 기술개발을 통한 DNS구축의 성공여부가 민간업체들의 기술개발 노력에 달려 있다는 점을 감안해 민간기업의 디지털 기술개발을 끌어내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특히 정보통신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기술개발에 나서고 창의와 능력을 최대한 발휘케 하는 환경기반을 마련하는 데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정보통신업체들도 디지털 정보교환과 관련된 핵심기술을 축적하는 데 경영력을 모아야 한다. 이를 위해선 그동안 단순제품 생산에 급급해 오던 제품 개발전략을 디지털과 관련된 기초기술 축적 중심으로 대폭 수정해야 하며 많은 투자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DNS관련 기술개발에는 업계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연구해 봐야 한다.
단기적인 기술개발계획보다 10년 앞을 내다보는 장기적인 제품개발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외국 선진국 정보통신업체들의 디지털 기술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하는 것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이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모토로라 중저가폰 또 나온다…올해만 4종 출시
-
2
단독개인사업자 'CEO보험' 가입 못한다…생보사, 줄줄이 판매중지
-
3
LG엔솔, 차세대 원통형 연구 '46셀 개발팀'으로 명명
-
4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5
LG유플러스, 홍범식 CEO 선임
-
6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7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8
페루 700년 전 어린이 76명 매장… “밭 비옥하게 하려고”
-
9
127큐비트 IBM 양자컴퓨터, 연세대서 국내 첫 가동
-
10
'슈퍼컴퓨터 톱500' 한국 보유수 기준 8위, 성능 10위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