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PCS 취급땐 불이익 감수하라.. 대리점에 각서 강요

최근 SK텔레콤이 자사 이동통신 대리점에 개인휴대통신(PCS)을 취급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요구해 관련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부터 전국에 있는 자사 이동통신 대리점에 「PCS단말기를 취급할 경우에 어떠한 불이익도 감수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발송하고 본인의 의사에 따라 PCS 취급여부를 결정하고 확인서를 작성해 본사로 보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대리점 발송공문을 통해 「PCS서비스가 기존의 이동전화서비스와 주파수만 다를 뿐 동일한 상품인 만큼 전속대리점으로서 본사와 합의 없이 취급하지 않을 것」을 확약하고 「만약 이를 위반했을 경우 제반 지원사항 등의 취소를 포함한 어떠한 조치에도 이의가 없음을 확인해줄 것」을 요구했다.

이로 인해 일선 이동통신 대리점과 PCS서비스 업체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동통신 대리점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PCS사업자들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앞두고 대리점의 이탈방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이같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이해하지만 『자유로운 사업권을 갖는 각 대리점에 공문을 보내 PCS상품을 취급하지 말도록 강요하는 것은 SK텔레콤이 그동안 각 대리점을 동반자보다는 종속관계로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솔PCS의 한 관계자는 『각 이동통신 대리점의 경우 서비스의 종류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대리점 계약을 맺을 수 있는 게 법적으로 보장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이 자사 대리점의 이탈방지를 목적으로 각서를 쓰게 하는 것은 불공정 거래행위의 전형으로, 최근 열을 올리고 있는 PCS사업자들의 대리점 모집을 의도적으로 방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은 그동안 PCS사업자들의 전국 대리점 사업설명회가 개최되는 날에 맞춰 지역대리점 사장단 회의를 개최하는 등 자사 이통대리점 사장들의 사업설명회 참석을 막아 왔다.

SK텔레콤은 이에 대해 『자사 이동통신 대리점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PCS서비스 사업자의 대리점을 겸할 경우에 자체적으로 지원해주던 각종 혜택을 축소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고 이를 문서화해 발송한 것뿐』이라며 『각 대리점이 자사와 별도로 PCS사업자의 완전한 대리점으로 전환하는 것은 각 대리점이 알아서 선택할 문제』라고 반박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를 의무적으로 수행해야 할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자사 대리점으로 하여금 PCS제품을 취급하지 못하도록 각서를 발송하는 것은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상대방 거래제한 행위, 배타적 조건부 거래행위 등의 혐의가 짙다고 판단하고 경쟁업체 및 해당사업자들의 제소가 있으면 곧 법률위반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원연, 신영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