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름철 전력부족 연례행사인가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치러지는 전력수급으로 인한 진통이 금년에는 일찍 찾아 왔다. 6월 중순임에도 연일 30도를 넘는 불볕더위가 계속되면서 벌써 전력공급 예비율이 정부의 목표선인 7%대 이하로 떨어져 극심한 전력난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통상산업부와 한국전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 등 전국에서 기상청이 생긴이래 6월중 최고의 낮기온을 기록한 지난 17일 오후3시 전력최대 공급능력은 3천4백85만4천㎾였던 반면 수요는 사상 최대치인 3천2백61만1천㎾에 달해 전력공급 예비율이 정부의 마지노선인 7%대를 밑돈 6.9%에 머물렀다. 16일에도 전력예비율이 6.7%를 기록하여 연이틀 정부의 목표치를 허물어뜨렸다.

지난해 비슷한 시기의 전력공급 예비율이 13% 정도를 유지했던 것과 비교할 때 위기감은 더해진다. 특히 금년에는 지난 3,4년 동안 계속돼 온 에어콘 품귀현상이 사리지면서 업계의 다양한 판촉전으로 전력사용량이 크게 늘어날 조짐이다. 올해에는 에어콘의 신규 보급대수가 지난해보다 15% 정도 늘어난 1백18만대에 달하고 15평 이상의 중대형이 주류를 이뤄 냉방수요가 지난해의 20.5에서 금년에는 22.1%에 달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전력수급의 불안요인은 에어컨의 수요증가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올해 여름 전력공급 능력은 지난해보다 5.6% 늘어난 3천8백15만9천㎾ 수준이며 순간 최대 수요는 예년과 같은 평상기온을 유지할 경우 3천6백12만1천㎾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전력공급 예비율은 지난해보다 0.6%포인트 낮은 5.6%대를 유지하리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미 6월중순에 3천3백만㎾에 가까운 수요치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전망이 별로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전력공급 예비율은 전력의 수급상태가 어느정도인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최대전력공급 능력에서 최대전력을 빼 수치를 공급능력으로 나눠 산출된다.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두자리수를 적정 수준으로 평가, 15% 선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6%대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안정적인 것으로 보고 올해에도 목표선을 7%로 설정했다. 목표기준 자체에서부터 선진국과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전력공급 예비율이 한자리로 낮아지면 즉시 정부차원에서 종합대책반을 구성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하여 민간차원의 전력수급운영을 정부에서 간섭하고 있다. 그만큼 한자리의 전력공급 예비율이 심각하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우리는 해마다 여름철 공급율이 한자리를 맴돌고 있는 실정으로 지난 95년에는 전력공급 예비율이 2.5% 선까지 떨어져 제한송전의 위기를 아슬아슬하게 넘긴 바 있으며 지난해에도 2.6%의 공급율을 기록, 긴장하게 했다. 올해에도 만일 발전소가 일시 정지하는 돌발적인 사태가 발생한다면 전력수급에 커다란 차질을 빚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전력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력개발과 절전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 전력 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여름등 전기사용이 많은 계절이나 시간대에 요금을 많이 내도록 하여 피크타임대의 소비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전기요금체계를 개편했다.

전기요금 인상은 소비성 사용전력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산업용 전기료의 인상은 원가에 부담을 주어 오히려 경쟁력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전력난에 대한 대책을 국민의 절전에만 의존하는 선에 머물고 있는 것도 커다란 문제일 수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선진국을 중심으로한 세계각국이 전력난 해소를 위해 다각적인 시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는 점을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지난해 10월 부터 30W 이하인 PC에 대해 에너지 절약마크를 붙여 국제적으로 절전제품임을 입증하는 것을 비롯한 국제 에너지절약 통일기준을 마련, 시행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전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효율적인 방안마련이 수립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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