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R광고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까지 드물게나마 신문과 TV 등 매스미디어에 등장했던 VCR광고는 올들어선 아예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희귀한 광고가 됐다. 내수시장 규모가 1백20여만대에 육박했던 지난 95년을 정점으로 내수판매가 내리막길로 접어들고 지난해부터 수출마저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TV나 신문에서 VCR광고를 구경하기 힘들 정도로 가전업체들의 VCR사업의 채산성이 열악해졌다는 얘기다.
다이아몬드코팅 VCR를 잇따라 출시하고 치열한 판촉전을 전개했던 지난 95년에 가전3사가 지출한 VCR광고비는 무려 2백억원. 각사가 60억∼70억원을 투입, 성수기의 냉장고, 컬러TV광고 못지않게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이러한 과당경쟁이 채산성 악화라는 후유증으로 돌아오자 가전3사는 지난해 VCR광고비를 각각 20억원 안팎으로 줄이고 다소 냉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불황의 골이 더욱 깊어지면서 이제는 광고비를 포함한 판촉비용을 한푼이라도 아껴야 할 처지가 됐다.
올해 가전3사의 VCR광고비는 각각 10억원 안팎으로 장기계약이 된 옥외광고나 신제품 안내용 카탈로그 등을 제외하고 TV나 신문광고는 엄두도 못낼 형편이다.
또 그동안 인지효과가 높아 스포츠 경기장이나 운동선수들 유니폼 등에 삽입했던 광고도 이른바 잘나가는 제품에 자리를 내주고 있다.
가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DVD 플레이어의 등장으로 인해 「불황일수록 광고를 해야 한다」는 마케팅 금언도 VCR에 대해서는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형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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